“이홍구 전 통일원 장관과 김종휘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와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대사.”

이들은 ‘통일노력 60년 발간위원회’가 지난 60년 간의 통일노력을 정리해 29일 발간한 ‘하늘길 땅길 바닷길 열어 통일로’라는 책에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남북관계사의 몇가지 전환점 속에 존재하는 주요 인물로 꼽은 4명이다.

임 전 장관은 책 속 인터뷰에서 1989년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만들어 낸 사람으로 이 전 장관과 남북고위급회담과 남북기본합의서, 비핵화공동선언 과정에서 사령탑을 맡은 김 전 수석을 꼭 기억해야 할 사람으로 꼽았다.

그레그 전 대사의 경우 남한 내 미군 핵무기 철수와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 역할을, 레이니 전 대사에 대해서는 1차 핵위기 때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주선해 전쟁위기를 모면케 한 공을 높이 평가했다.

임 전 장관은 또 2000년 남북정상회담 추진 때 특사로 방북하기 전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임무 3가지 가운데 하나가 김정일 위원장이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라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박철언 전 의원은 1985년 남북정상회담 추진과정과 결렬 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1985년 7월 11일과 26일 판문점에서 한시해 노동당 부부장과 두차례 비밀접촉을 갖고 3차 비밀접촉은 9월 4일 허담 비서가 특사로 서울을 방문해 보안상 이유로 기흥에 있는 최원석 동아건설 회장의 별장에서 전두환 대통령과 이뤄졌다”며 “장세동 안기부장이 특사로 방북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지만 보수적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무장간첩선 사건 등으로 결렬됐다”고 말했다.

이 책은 또 이병웅 전 한적 총재 특보와 정홍진 전 중정 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1970년대 7.4공동성명이 나오는 과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정 전 국장은 특히 이후락 당시 중정부장과 함께 방북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72년 5월4일 밤 김 주석을 만났고 7ㆍ4 남북공동성명의 통일 3원칙은 이 회의에서 김 주석이 주로 말한 것을 토대로 나왔다”고 소개하고 김 주석의 한국전쟁 사과 여부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사과를 한 것은 아니고 ‘앞으로 다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총 428쪽의 이 책은 분단확정기와 냉전기, 탈냉전기, 교훈과 미래전략 등 크게 4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발간위원회는 이날 서울 타워호텔에서 강만길 발간위원장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각계인사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간기념식을 열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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