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상선들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여부 논란은 우리 해군의 군사작전 구역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

7일 0시 50분께 백령도 서쪽 25마일 지점에서 북한 상선 청천강호의 NLL 통과를 놓고 한나라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NLL 침범'으로 강력히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공식으로 '한마디로 NLL을 침범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합참과 해군은 그 근거로 청천강호가 NLL을 통과한 백령도 서쪽 25마일 지점은 `절대적 확보'를 사수하는 우리 군의 경계지역에서 벗어나 있음을 그 이유로 들었다.

서해 NLL은 물론 백령도를 기점으로 서쪽 40마일까지로 잡혀 있기는 하지만 우리 해군은 백령도 서쪽 `일정지점'까지는 절대확보 지역으로, 그 이후는 통제.감시 구역으로 삼아 사안에 따라 신축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서해 NLL은 `12마일'로 돼있는 우리의 영해에서는 벗어난 것으로서, 1953년 8월 유엔사령관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우리의 군사작전 구역에 해당된다.

이와 관련,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민주당 유삼남 의원은 이날 국회 국방위 질의에서 '해군은 백령도로부터 24마일 해역을 집중적으로 경비하고 그 해역안의 선박에 대해서는 검문하고 식별해왔다'며 '이전에도 이 해역 밖의 북한 상선들이 일정한 항로로 통행하며 해를 끼치지 않는 경우에는 식별하고 감시만 해왔다'고 말했다.

동해 NLL과 관련해서도 우리 해군의 작전구역이 설정돼 있음은 물론이다.동해의 경우 우리가 선포한 NLL은 동해안 저진을 기점으로 218마일로 돼있으나, 실제 작전구역은 해군의 작전능력 등을 감안 이것보다는 그 거리가 짧다.

6일 오후 4시45분께 저진 동쪽 150마일 지점의 NLL을 통과한 북한 상선 대홍단호도 실제 군사작전 구역을 벗어나 NLL을 침범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군당국의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청천강호가 NLL을 넘은 지역은 평상시에 북한 상선들이 늘 통행하는 항로'라며 '백령도 서쪽 일정지점에 설정한 우리 해군의 작전구역을 벗어나는 경우에는 특이동향을 감시만 해왔을 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의 경우에는 해상에 군사작전 구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 다롄이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우리 상선들도 북한의 적극적 군사작전 구역을 벗어나지만 북한의 감시구역을 통해 오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합참 관계자는 '우리 해군은 이번에 북한 상선들을 근접 밀착감시하면서 실제 작전구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했다'며 '북한 상선들의 NLL 침범 논란은 소모적이며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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