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중국 옌지(延吉)에서 발생한 김동식 목사 납북 사건에 연루된 공범들이 여권 등을 위조해 잇따라 밀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공안 당국이 추적에 나섰다.

18일 공안 소식통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와 국가정보원은 김 목사 납치에 가담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조선족 김모(40) 씨를 최근 구속하고 김씨의 밀입국 루트와 목적을 수사 중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작년 말 국정원에 붙잡혀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선족 류모(35) 씨 등 조선족 공범 및 북한 보위부 공작원들과 함께 2000년 1월 옌지에서 김목사를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김 목사 외에도 다른 탈북자 납치에도 류씨 등과 함께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류씨가 2001년 중국 공안 당국의 수배를 피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다시 국내에 잠입한 데 이어 김씨까지 위조 여권을 이용해 들어온 점에 비춰 다른 공범들도 이미 밀입국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다른 공범들이 이미 국내에 잠입했다면 탈북자 납치 등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정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두만강 국경지대 풍경. 납치범들은 강폭이 좁은 지역을 '북송경로'로 이용했다./조선일보DB

검찰 관계자는 “어떻게 국내로 들어오게 됐고, 잠입 목적이 무엇인지 면밀히 보고 있다. 나머지 공범들도 (이미 잠입했을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세한 수사사항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 목사 생존 여부에 대해서는 류씨와 마찬가지로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혐의 사실은 대체로 시인하면서도 생계문제 때문에 몰래 입국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생존 여부가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는 김 목사는 2000년 1월 옌지에서 탈북자 지원 및 선교 활동을 하다 실종됐으며 통일부는 같은 해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김 목사의 납북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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