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흥화학공대 출신 박사, 함흥연구소서 일해”

북한당국의 위조지폐 제조 의혹을 제기한 탈북자 김모(56)씨의 주장에 대해 정보 당국자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해 그가 과연 어떤 인물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은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 “북한은 우리의 돈을 위조하고 있다”면서 파상 공세를 가하고 있으며 북한은 “우리국가의 성격에 비추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펄쩍 뛰고 있어 관련 내용의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15일 탈북자 단체 등에 따르면 2002년 국내에 들어온 김씨는 함흥화학공대 출신의 박사 신분으로, 화학 관련 연구소인 함흥연구소에서 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씨는 입국 직후에는 탈북자 모임에 자주 얼굴을 보였으나 올해부터는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동지회 관계자는 “최근 언론보도가 잇따라 김씨의 집을 찾아가 봤으나 우편물만 수북이 쌓여 있었고 행방을 알 수 없었다”면서 “김씨가 2개월 전에 중국으로 들어갔다는 말이 나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씨는 자신을 뒤따라 입국한 딸과 함께 살고 있다”면서 “4개월 전쯤 미국의회에서 증언을 하기 위해 출국하려고 했으나 공항에서 갑자기 사라지기도 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보 당국자는 “탈북자들은 대접을 받기 위해 남한에서 들은 확인되지 않은 북한 관련 내용을 마치 북에서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한다”면서 “김씨가 박사인지 아닌지 알 수 없고, 박사라고 해서 정보가 차단된 북한사회에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출국 여부와 행방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지난 12일자에서 김씨가 “북한 당국이 25년 전부터 평양 인근의 조폐공장에서 100달러 짜리 위조지폐를 제작했고 외국에 나가 위폐를 진폐와 바꿔올 경우 훈장을 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보 당국자는 “김씨는 북한에 있을 당시 조폐관련 기관에 근무한 경험이 없다”면서 “김씨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며 해당 기사는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