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북한동포의 인권과 자유를 위한 촛불기도회’를 열었다. 조인원기자 join1@chosun.com

한기총, 시청앞 기도회
“北인권 말하는건 도덕적 의무” 인파 몰려


10일 오후 6시 1만여 개(경찰추산)의 촛불이 서울시청 앞 광장을 메웠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주최로 열린 ‘북한동포의 인권과 자유를 위한 촛불기도회’에 참석한 시민과 기독교 신자들이다. 이날 강연자는 제이 레프코위츠 미국 대북인권특사 외에는 모두 개신교 목사였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모세가 이집트를 탈출한 것은 종교의 자유, 신앙의 자유에 대한 갈구 때문”이라며 “이제 북한 주민의 자유에 대해 말할 도덕적 의무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한기총 회장인 최성규 목사는 “북한과 참된 의미의 교류협력이 필요하다. 북한 정권은 있으나 북한 동포가 없는 통일은 통일이 아니다. 진정 통일을 원한다면 북한 동포의 인권과 자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기도회’였다. “북한 인권 개선하라!”는 구호는 ‘기도 시간’에 나왔고, 정부에 대한 비판은 ‘설교’ 형식을 빌렸다.

한기총 관계자는 “정부의 견제가 워낙 심해 허가를 받아야 하는 ‘집회’가 아니라, 허가 없이 할 수 있는 ‘기도회’로 기획했다”며 “기도회를 한다는 데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시내 대형 교회를 돌아다니며 참가 자제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기도회’에는 15개 중대 1500여 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김흥성(79) 할아버지는 “난 함흥 출신인데, 기독교인도 아니야. 그래도 이 추위에 힘든 북한 사람들 구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나왔어”라고 말했다. 김은정(28)씨는 “교회에서 북한 사람들의 실상을 알게 됐다”며 “왜 북한 인권에 대해 얘기하면 ‘전쟁 도발’이라고 비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7시50분쯤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해산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북한 인권 콘서트’가 열렸다. 북한 인권국제대회의 마지막 행사로 준비된 이 행사에선 인순이, 마야, 에픽하이 등 가수들과 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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