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의 아내와 딸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 인권국제대회의 사전행사 가운데 하나인 북한인권사진전시회가 지난 4일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탈북자 김광철씨(왼쪽)가 지난 2002년 5월 중국 선양 일본영사관에 진입하는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보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속에서 중국 공안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여성이 김씨의 아내고, 이 장면을 바라보며 울먹이는 여자아이가 김씨의 딸이다. 이덕훈기자 leedh@chosun.com

40개 단체·세계인권운동가들 "국제적 공론화"
10일 광화문서 30만명 참석 촛불기도회 예정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린다.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최초의 국제회의로 12월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전후해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북한민주화운동본부·자유주의연대 등 국내외 40여 단체와 세계 각국 인권운동가 50여명이 참석한다. 준비위원회측은 5~11일을 북한 인권 주간으로 선포하고, 9일엔 ‘북한인권선언’을 채택할 계획이다.

대회에는 데이비드 호크 전(前) 앰네스티인터내셔널(Amnesty International) 미국 지부장 등 NGO측뿐 아니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제이 레프코위츠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등 미국 정부측 고위 인사도 참석한다.

대회는 지난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작된 ‘북인권 사진전’으로 막이 올랐다. 본 행사가 시작되는 8일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북한 인권 보고대회를 열고, 9일에는 북한 인권 개선 전략회의와 비정부기구 회의가 열린다.

보고대회에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 실태 및 인권 단체들의 다양한 활동내용이 보고된다. 또 이날 비정부기구 회의에서 채택할 북한인권선언에는 북한 인권 현실과 관심 촉구, 북한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이 담기며 남한과 미국 대학생이 공동으로 낭독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이화여대에서 대학생국제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참가 학생들은 공동 결의문을 발표한 뒤 청계광장까지 거리 캠페인을 벌인다.

청계광장에서는 인순이와 마야 등이 공연하는 북한 인권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10일 광화문과 시청 일대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최로 30만명이 참석하는 북 인권 촛불 기도회도 열릴 계획이다.

국내외 인권 단체들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회 준비위는 “지금까지 남한에 온 7000여명의 탈북자들이 북한 사회의 인권 유린실태를 증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국민이 적지 않다”며 “진정한 민족 공조는 북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과의 연대를 통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지호(申志鎬) 대회 대변인은 “이번 대회는 한국이 북한 인권의 불모지라는 국제적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계기”라며 “보수·진보, 좌·우라는 이념과 정파를 초월해 대회에 참여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총련, 6·15 공동선언실천 청년학생연대 등 진보 단체들은 5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회는 한국 사회에 반북 여론을 조장하고 발전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파탄내기 위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훈기자 run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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