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우)과 미군 병사가 판문점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자료사진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 재조정계획에 따라 앞으로 10년안에 주한미군 지상군과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병을 거의 전부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전망했다.

이 잡지는 최근 발행한 단행본 ‘2006년 세계’에서 해외주둔미군 재조정계획에 따라 유럽 주둔 미군이 먼저 발빠르게 철수하게 될 것이며 이어 아시아에서도 단계적으로 미군 철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잡지는 특히 주한미군과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의 완전 철수 검토의 배경으로 중국의 급격한 부상을 둘러싼 극동 지역의 정세 변화, 반미감정 고조, 한국에서 북한에 유화적인 정부의 등장 등을 지목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를 가로지르고 있는 비무장지대에서 북한 대포의 사정거리 밖으로 물러난 것은 북한에 유화적인 한국 정부의 태도 때문에 촉발된 것이라고 잡지는 분석했다.

미국은 또 광범위한 지역분쟁, 특히 중국이 개입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한국과 일본이 미군의 군사기지 사용을 자유롭게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미국은 오키나와에서 반미감정이 고조돼 미 해병 원정 여단이 철수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가 있고 다수의 일본 국민이 미군 핵추진 군함의 영해 진입 허용을 약속한 정부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조만간 재래 동력으로 운항하는 항공모함을 폐기하고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교체할 예정이며 이렇게 되면 일본은 미 해군에 대해서도 덜 우호적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은 향후 10년간 주한미군 지상군 거의 전부와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대신 미국은 아시아내 미국 영토에 있는 군기지와 괌, 하와이 등 태평양상의 미군기지 그리고 인도양에 있는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의 미군기지 등의 전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잡지는 전했다.

미국은 또 인도, 싱가포르, 호주 등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들에 특히 해군의 전진작전지역(FOLs. 작전수행에 필요한 탄약과 장비 유지를 위해 최소한의 미군이 상주하는 곳)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이런 전력재배치를 단행하면서도 공군과 해군력을 확충해 아시아에서의 군사능력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발이 묶여 최소한 2006년에는 의미있는 전력재배치가 단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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