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최근 박길연(朴吉淵)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이 13일 밝혔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 서한에서 납북 한국인과 일본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북미관계 정상화나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각종 경제지원 등 미 의회의 조사와 승인이 필요한 문제에서 진전이 없을 것임을 경고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또 이 서한을 통해 지난달 27일 미 하원 레이번빌딩에서 북한 인권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던 탈북자 김성민씨가 위협을 받았다며 “김씨와 관련해 앞으로 언제, 어디서건 좋지못한 일이 일어난다면” 이는 북미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경고했다고 워싱턴 타임스지가 보도했다.

미국 인권단체 디펜스포럼의 수전 솔티 대표는 앞서 1일자 워싱턴 타임스를 통해 한성렬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김성민 탈북자동지회장으로부터 ’한반도 평화의 길은 김정일정권 타도’라는 말을 듣자, “’너 죽을래’라고 위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숄티 대표가 한 대사의 발언을 ’위협’으로 표현하고, 하이드 위원장까지 서한을 통해 이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양국간 문화적 차이와 단어에 대한 인식차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미 대사관 관계자는 지난 97년 한인 교포들간의 미국내 법적 분쟁에서 ’너 죽을래’라 는 발언이 문제가 된 적이 있다면서 “문제의 발언이 살해 위협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는 측과 단순한 욕설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한 미군을 애인으로 둔 한 한국 여자에게 ’죽일 X’ 이라 고 욕을 했던 한국군 장교가 이 말을 전해들은 미군이 문제 삼는 바람에 곤경에 처 한 적이 있었다”면서 같은 단어에 대한 양국간의 해석차이가 현격함을 지적했다.

한편 한 차석대사의 미 의회 오찬을 주선했던 커트 웰던 의원은 워싱턴 타임스에 서한을 보내 한대사가 결코 김씨를 위협한 적이 없다며 “그가 나타낸 분노는 마구 달려드는 파파라치같은 기자들을 향한 것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신문은 전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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