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외교통상부 장관은 5일 미국을 방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을 만나 대북정책을 협의한다. 미국은 한 장관의 방미 후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한 장관을 만나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간의 조율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물어봤다.

―미국은 최근 한·미·일 3자 대북정책조정그룹(TCOG)회의에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고 북한의 태도에 따라 단계별로 다음 정책을 정하겠다고 했다. 미·북 대화의 전망은?

“미국의 조건없는 대화 재개 입장을 환영한다. 그러나 미국은 향후 대북 대화 추진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시 우리와 긴밀한 협의를 할 것이다.”

―북한은 어떻게 나올 것으로 보는가?

“북한의 태도가 향후 북미 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북한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불가피할 것이며, 미국과의 대화에 진지하게 임할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 희망 의사를 강력하게 표출해 왔다.”

―미북대화는 어떤 형식으로 열리나. 의제는 미사일 문제부터 다루게 되나?

“북미 대화 시점·형식·의제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당장 구체적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서로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부터 갖지 않겠는가.”

―미국은 핵과 미사일 말고, 재래식 무기 문제도 우선적으로 다룰 것을 주장하는데.

“재래식 군사력 문제는 남북간에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점을 감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남북 기본합의서 이행을 통한 남·북한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첨단무기와 기동여단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방정책을 구상함에 따라 주한미군이 감축되거나, 위상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반도 안보상황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한 주한미군의 현 규모와 위상이 유지돼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시 행정부도 아·태 지역 중시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이므로 주한미군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것은 원치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이 미사일방어(MD)체제에 대한 참여를 요청해올 경우 우리 정부의 입장은?

“제반 상황을 고려, 국익에 부합되는 대처 방안을 강구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상당한 통상압력을 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데.

“자동차·철강·지적재산권과 관련한 통상현안이 있지만 양국교역이 670억달러 규모임을 감안할 때 큰 문제는 아니다. 통상마찰의 강도는 예전보다 강하지 않다.”

―부시 행정부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관계로 설정함에 따라 미·중간의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양국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미·중간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적극 수행해 나갈 것이다.”

―일본이 왜곡된 역사교과서 시정 요구에 꿈쩍도 하지않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명확한 오류·왜곡 부분 35개 항목을 선택, 일본정부에 재수정을 요구했다. 일본정부가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니 수정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은 역사교과서 문제 외에도 헌법수정 움직임 등 우경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일본의 과거회귀 움직임이 주변국의 우려를 불러 역내 안정과 평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내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평화헌법, 전수방위, 비핵 3원칙 등의 기본 이념을 준수하면서 동북아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준호기자 jhhong@chosun.com
/정병선기자 bsch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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