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동판에 금 입힌 보천보전투 기사 선물도

반북대결에 앞장선 것으로 평가되는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북한 김일성 주석에게 보낸 선물이 북한의 한 전시관에 나란히 전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아리랑 공연 및 평양문화유적 관람을 하고 돌아온 방북 인사들에 따르면 평안북도 묘향산 초입에 있는 국제친선전람관에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에게 전달한 선물이 전시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은(銀) 담배함과 재떨이 세트를, 전 전 대통령은 다기 세트를,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넣은 백자를 선물했으며, 그 물품이 다양해 여러 차례 선물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방북인사들은 전했다.

특히 남한내 대표적 보수언론으로 꼽히는 모언론사는 1937년 6월5일자 김일성 주석의 ‘보천보 전투’ 호외판을 동판에 금을 입혀 특별제작해 98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선물도 눈에 띈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6.15공동선언문’ 전문이 쓰인 병풍과 휘호 세트를,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다이너스티 승용차와 금송아지를 각각 선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측 인사들이 전달한 선물은 큰 규모의 방 2개에 나눠져 전시돼 있으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비롯해 남한내 많은 기업체들이 온갖 종류의 선물을 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평양문화유적을 관람한 김모(30)씨는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 등이 비밀 회담 과정에서 김일성에게 선물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는 현실에서 과거 독재정권이 북한에 전달한 선물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1978년 개관한 국제친선전람관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약 29만여점을 200여개 전시실에 대륙.국가별로 나눠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에는 전지와 스프링 없이 대기압에 의해 작동하는 스위스 업체가 만든 시계와 18억년 전의 화석으로 만든 공예작품 등 진귀한 물품이 많이 전시돼 있으며, 온도를 18∼20도, 습도를 48∼58%로 유지하는 등 각별한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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