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사전 의제교환, 20∼21일 위원준비접촉
남북회담 사상 처음…회담문화 큰 변화 예상


남북회담 사상 처음으로 25일 개성에서 이달 말 열리는 제11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를 앞두고 남북이 사전에 의제를 교환, 협의하기로 함에 따라 회담 문화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봉조(李鳳朝) 통일부 차관은 13일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주례 브리핑을 갖고 “제11차 경협위를 계기로 남북이 처음으로 의제를 사전 교환하기로 했다”며 “교환할 의제를 협의하기 위한 위원급 접촉이 다음 주에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이날 오후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17일 토의의제를 사전에 문서로 교환하고, 20∼21일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위원급 준비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 차관은 이번 합의에 대해 “회담성과를 거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우리측의 제안에 북측이 지난 주에 동의함으로써 이뤄진 것”이라며 “남북회담을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회담은 그동안 의제의 사전 교환없이 회담 테이블에서 의제가 상정돼 곧바로 논의에 들어가는 관행을 유지해옴에 따라 짧은 시간에 많은 의제를 다뤄야 하는 부담으로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특히 첫 날 전체회의 비공개 기조연설을 통해 남과 북은 합의가 불가능하거나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의제를 기습적으로 상정하는 관례를 되풀이함으로써 회담 타결의 걸림돌은 물론 소모적 회담문화에 일조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차관은 또 전날 한일간 반환합의서에 서명된 북관대첩비와 관련, “다음 달 17일 을사늑약 100주년에 맞춰 남북 공동의 개막식과 범국민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북측에 실무접촉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광복 60주년을 맞아 승전기념비를 반환받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면서 “이번 건을 계기로 남북간 문화재 교류를 포함한 사회문화교류 활성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보관 중인 북관대첩비 환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인수단을 파견, 15일 일본에서 비를 해체.분리해 국내운송을 위한 포장.방역과 통관절차를 거쳐 국내로 들여온 뒤 28일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행사때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이 밖에 남북 교류협력관계에 언급, 올 들어 지난 9월말까지 남북 교역액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1% 늘어난 7억8천800여만달러에 달했다고 소개하고 “6월이후 매월 1억달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추세가 유지되면 올해 연간 사상 최고인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올해 남북관계가 접촉면에서 획기적으로 확대.심화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이산가족 1만명 상봉, 방북인원 10만명 상회, 금강산 관광객 100만명 돌파, 교역액 10억달러 등 의미있는 기록이 작성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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