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100달러 짜리 위조지폐를 대량 유통한 혐의로 션 갈렌드(71) 북아일랜드 노동당 당수가 체포된 것은 평양의 핵개발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미 행정부 극비작전의 일환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미 관리들을 인용, 미국이 갈렌드에 대한 기소장에 북한의 혐의를 적시했다면서 이는 미국 정부가 법원에 북한의 혐의를 처음으로 제기한 것으로 위조지폐와 가짜 담배, 헤로인 밀매 등 북한의 국제적 불법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분쇄에 나설 것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사법부의 갈렌드 기소장은 "100 달러 짜리 위조지폐인 이른바 슈퍼노트가 북한 내부, 또는 북한의 보호하에서 다량으로 제조됐다"면서 "정부 관리를 표방한 북한인 등이 슈퍼노트의 운송과 배포, 판매에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소장은 이어 "갈렌트는 여러차례 북한 외교관 및 정보요원들과 만났고 1997년 10월에는 바르샤바를 방문, 북한 요원들로부터 다량의 슈퍼노트를 매입하기도 했다"면서 "모스크바에서는 북한 요원을 정기적으로 만나기도 했다"고 적시했다.

갈렌트는 그러나 다른 공모자들에게는 슈퍼노트가 러시아에서 온 것 처럼 속여 북한을 보호하려 했다고 기소장은 밝혔다.

이와 관련, 미 관리들은 "갈렌드 기소는 '불법행동 이니셔티브'라고 불리는 부시 행정부 극비 작전의 일환"이라면서 "작전의 제1의 목표는 평양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금의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에 시작된 이 작전에는 CIA, 국방부, 국무부, FBI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북핵 6자회담 상황과 맞물려 미북 관계에 매우 미묘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나, 한 미국 관리는 "상대 국가의 위조 지폐를 만들면서 어떻게 그 나라와 협상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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