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컬러TV, 인조가죽, 벙커C유…. 우리 측이 작년 북한에 반출한 품목들이다. 130가지가 넘는다. 반면에 반입품목도 냉동명태, 운동복, 송이버섯, 마른 채소 등 60여가지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최근 남·북한 교역이 크게 늘고 있다. 작년 1년간은 3억3343만달러였다. 98년(2억2194만달러)보다 무려 50%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더 늘고 있다. 3월까지 7597만달러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나 증가했다. 우리 측이 원재료를 북한에 주고 가공하는 형식의 교역액도 3월 말까지 1978만달러로 연말까지 1억달러를 넘을 전망이다.

일회성이 아닌 굵직한 협력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대는 서해안공단을 만들기 위해 신의주 지역의 용지 조사까지 마쳤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을 위해 조선컴퓨터센터 북경지사의 문을 열었다. 4월 말 현재 승인된 협력사업은 14건이다.

이런 여파로 남·북한간 사람의 왕래도 부쩍 늘고 있다. 주로 우리 측의 북한 방문이다. 밀입북이 문제되던 80년대를 지나 89년에 175명이었던 인적교류가 작년에는 5592명에 이르렀다. 올해 들어서는 4개월 동안 1473명이 북한을 방문,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98년 11월부터 추진돼온 금강산 관광객 22만 5000명을 제외한 수치다.

그러나 이처럼 남·북한 간 인적·물적교류가 증가 일로에 있지만 한계는 뚜렷하다. 경제협력도 아직은 제한적이고, 인적교류도 주로 우리 측이 북한과 관광사업 실무협의를 하거나 경수로사업, 대북지원 협의를 위해 북한을 방문하는 것 등에 국한돼 있다.

/최병묵기자

최근 10년간 남북한 인적 물적 교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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