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관계, 군대 고위간부들이 9일 열린 노동당 창당 60주년 중앙보고대회에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수년간 개최되지 않다가 이번에 창당 60주년을 축하해 열린 중앙보고대회 ‘주석단’(귀빈석)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김영춘.김일철.전병호 국방위 위원, 연형묵.리용무 국방위 부위원장이 나왔다.

이어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홍성남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 홍석형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가 호명됐다. 이들은 모두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으로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서기장, 김국태.김기남.정하철.김중린 노동당 중앙위 비서,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장 순으로 주석단에 앉았다.

주석단에 앉는 순서는 북한의 권력서열을 가늠할 수 있는 한 단초를 제공한다. 그러나 김 국방위원장이 홀로서기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이른바 ‘선군시대’에는 행사의 성격에 따라 주석단 배정 순서가 달라져 왔다.

이번 행사는 북한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정치조직인 노동당 창당 60주년 중앙보고대회여서 주석단이 새삼 관심을 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김 상임위원장과 박 총리를 제외하면 주석단 앞 순위에 나온 인사가 국방위원회 소속이라는 점으로, 이 기구의 위상을 가늠케 한다. 국방위 위원인 김영춘 북한군 총참모장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연형묵.리용무 부위원장보다 앞에 자리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또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 개막식, 정권수립 57주년 ‘아리랑’ 공연, 추석맞이 헌화 등 최근 있었던 행사에 당 중앙위 비서 다음에 나왔던 최영림 최고인민회의 서기장이 정치국 후보위원과 당 중앙위 비서 사이에 있는 것도 주목된다.

최 서기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1기4차 회의에서 현 직책에 오르면서 주석단에서 노동당 중앙위 비서 다음에 위치했었다. 이에 따라 2003년 9월 중앙검찰소장 직책을 내놓을 때까지 가지고 있던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에서도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이번 서열로 그의 ‘정치국 후보위원’ 보유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김영주.박성철.계응태.한성룡 등 정치국 위원, 김철만 정치국 후보위원 등은 이 행사에 불참했다. 이는 80이 훨씬 넘는 고령인 이들이 와병 중이거나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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