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혁명가극 ‘피바다’가 1971년 7월17일 첫 공연을 가진 이후 34년 간 1천600여 회의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꽃파는 처녀’, ‘밀림아 이야기하라’ 등과 함께 5대 혁명가극으로 불리는 ‘피바다’는 1930년대를 시대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이 일제의 잔혹성에 항거, 항일투쟁으로 나서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 판은 7일 “혁명가극 ‘피바다’는 외국공연을 포함해 현재까지 1천600여 회의 공연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주인공들(주연 배우)도 여러 번 교체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 과정에 ‘김일성상’ 계관인, 노력영웅이 나왔으며 수많은 인민배우, 인민예술가, 공훈배우, 공훈예술가가 배출됐다”고 말했다.

현재 주인공 을남 어머니역을 열연하고 있는 인민배우 조청미(47)는 1983년 첫 주인공인 김기원(69)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재일동포 출신인 조청미는 북한에서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졸업한 이후 성악가로 길을 걸어 왔으며, 프랑스 톨루즈국제성악콩쿠르에서 입상한 북한의 인기 가수다.

김기원은 30대에 첫 주인공으로 발탁, 주인공 역을 잘 소화해 냈다. 전직이 상점 판매원이라는 이색적 경력을 가진 그는 북한 최고 무대에 주인공으로 서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이산의 한을 가슴 속에 묻으며 살아 왔던 그는 2003년 2월 금강산에서 열린 제6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언니를 만나기도 했다.

10대 아역인 ‘을남’ 배역을 맡은 최경도(59)씨는 첫 공연 이후 2001년까지 이 배역으로 활약, 주목을 받았다. 2001년 초 갑자기 쓰러져 고비를 맞기도 했던 그가 환갑에 가까운 나이에도 아역(을남)을 맡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았다.

역시 아역인 갑순이(주인공이 딸)의 역을 하고 있는 방영희(45)도 1971년 11살의 나이로 무대에 선 이후 지금까지 34년 간 갑순이로 살고 있다. 갑순이 역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된 그는 18살 때부터 피바다가극단 전속 ‘고음가수’(소프라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1천500회 공연을 돌파한 2001년 최고 예술인에게 수여하는 인민배우에 올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악역인 ‘변구장’ 역을 부자가 세습(?)한 것이다.

현재 변구장 역을 열연하고 있는 김승남은 아버지 김영원으로부터 이 배역을 물려받았다. 김승남은 원래 다른 기관에서 예술활동을 하다가 피바다가극단에 스카우트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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