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수준의 수퍼컴퓨터를 꿈꾼다. ”

데이터 분산처리를 통해 수퍼컴퓨터급 성능을 발휘하게 하는 클러스터링 기술개발이 각광받고 있다. 클러스터링 기술을 실제 작업에 응용하고 있는 미국 버클리 대학의 댄 위사이머 세티(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at home) 프로젝트 수석연구원과 베어울프(Beowulf) 프로젝트 최초 기안자인 토머스 스털링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 등 컴퓨터 분야의 석학 2명이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일과 컴퓨터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편집자

―세티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세티는 우주에서 들어오는 전파를 분석, 외계인이 만든 신호를 찾는 것이다.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영화 ‘콘택트(Contact)’가 바로 세티 계획을 다룬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인터넷을 이용, 많은 컴퓨터가 작업을 나눠맡는 ‘분산 컴퓨팅(Distribute Computing)’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세계 226개국, 200만 네티즌이 세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

―세티가 세계 최고의 수퍼 컴퓨터라고 주장하는데.

“물론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수퍼 컴퓨터는 펜티엄칩 약 1만개를 병렬처리 기법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세티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은 200만명 이상이다. 펜티엄칩 200만개짜리 수퍼컴퓨터인 셈이다. 최고라 알려진 수퍼컴퓨터보다 20배 빠르다 할 수 있다. 우리는 푸에르토리코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을 통해 우주에서 지구로 흘러든 전파를 하루 35기가바이트씩 자기테이프에 기록한다. 이를 0.25메가바이트로 나누어, 동참의사를 밝힌 네티즌에게 전송한다. 분석작업이 끝나면 인터넷을 통해 자동으로 우리에게 그 결과가 온다.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세티 사이트(http://setiathome.ssl.berkeley.edu/)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깔면 된다. ”

―세티가 얻은 성과는.

“우리는 아직 외계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할 자료를 찾지 못했다. 그것은 50~100년이 걸릴 수도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세티계획 추진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자료는 외계인 발견 이상으로 중요하다. 분산 컴퓨팅은 생명의 신비를 설명할 인간게놈 프로젝트, 가상현실을 이용한 의약품개발 등 다른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미래의 컴퓨터 기술이다. ”

―한국에서도 세티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나.

“현재 한국에서 5000명이 세티계획에 참여하고 있다. 그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250명 이상이 세티에 참여하고 있다. 더 많은 성원을 바란다. 만일 당신의 컴퓨터가 외계인이 보낸 신호를 찾아낸다면, 당신은 최초의 외계인 발견자로 역사에 길이 이름이 남을 것이다. ”

/백강녕기자 young10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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