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수호하는 성산(聖山) 금강산에서 분단된 남북이 하나된 길을 만나기를 기원하며 백두산과 한라산의 물을 합칩니다”

1일 오전 10시 금강산 온정각휴게소.

사단법인 국제장애인협의회(회장 안철수) 소속 시각.지체장애인 185명과 자원봉사자 등 4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염원 합수제가 열렸다.

국제장애인협의회의 합수제 참가자를 대표해 부산외국어대 지현주 교수가 통일기원 합수 제문을 봉독했다.

이어 전통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남녀 제관 20명이 남북통일 기원 합수 제문을 낭독하고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떠온 물을 합쳤다.

“이제 백두산과 한라산의 물이 금강산에서 서로 만나 하나가 되듯이 통일조국의 염원을 담아 하늘에 올립니다”

협의회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2003년 8월과 지난해 9월 각각 한라산과 백두산 등정때 백록담과 천지의 물을 1ℓ짜리 플라스틱병에 담아와 냉동보관해 왔다.

30일 버스편으로 부산을 출발해 속초에서 하루를 지낸 뒤 이날 오전 육로를 통해 금강산에 도착한 참석자들은 합수제를 마치고 구룡폭포까지 산행에 나섰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과 이동 자체가 불편한 지체장애인들도 남북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는 일념으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한발씩 한발씩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땀줄기가 등을 타고 내리고 가슴이 터질 듯 호흡이 거칠어지기도 했지만 185명의 장애인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다.

일행들이 구룡폭포에 이르자 제관들은 백두산과 한라산의 물을 합친 ‘통일의 물’을 뿌리며 다시한번 통일을 염원했다.

2시간여만에 구룡폭포에 도착한 지체장애인 정재연(32.여)씨는 “7천만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물꼬를 트는데 장애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싶어 행사에 참가했다”며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었고 나태해지기 쉬운 장애인들에게 도전정신도 심어줘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국제장애인협의회 강충걸 사무국장은 “남북분단을 허물어뜨리고 통일로 나가는 데 장애인들이 동참하고 앞장서겠다며 11년전부터 매년 정성껏 통일기원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렇게 한걸음씩 가다보면 민족이 하나되는 남북통일의 그 날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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