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예술 마니아들이 최근 수준높은 러시아공연에 푹 빠졌다.

러시아 예술단들이 최근 북한 순회공연 러시를 이루면서 북한예술만 편식하던 주민들에게 새로운 맛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북한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국립 아카데미 내무부 협주단은 21일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가진 데 이어 24, 25일 강원도 원산에서 공연, 관객들에게 ‘깊은 감명’을 줬다.
러시아 협주단은 북한 노래와 러시아 노래를 적절히 조화해 무대에 올려 관객을 배려했고, 특히 집시춤, 빨치산춤 등 기교와 기백이 넘치는 율동은 큰 박수를 받았다.

앞서 6-7월 러시아 모이세예프 국립 아카데미 민속무용단이, 8월에는 러시아 국립 아카데미 베료즈카 무용단이 북한 공연을 각각 가졌다. 베료즈카 무용단은 지난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63회 생일(2.16)을 앞두고도 북한 공연을 가졌다.

4월 초에도 러시아연방 대통령악단이 평양 공연을 가졌고, 그달 열린 북한의 국제예술축전인 23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는 모스크바 국립음악대학의 차이코프스키 음악단과 국립 아카데미 스베슈니코프 합창단, 카자크 무용단, 타프 무용단이 참가했다.

예술 애호가로 알려진 김 국방위원장도 방북 공연을 가진 이들 러시아 예술단의 공연장을 빠짐없이 찾아 러시아 예술을 감상했다. 그는 2월과 8월 베료즈카 무용단 공연을 관람, ‘러시아 예술의 마니아’(?)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러시아 예술단은 과거에도 종종 평양 공연을 가졌으나, 올해는 지방을 돌며 순회공연을 펼쳐 북한 지방들의 외국 예술에 대한 갈증을 풀어줬다.

6-7월 공연을 가진 모이세예프 민속무용단은 평양과 원산 뿐만 아니라 멀리 량강도 삼지연까지 가 러시아의 무용뿐만 아니라 ‘가우초’, ‘굴바’, ‘타바케리야스카’ 등 여러 나라의 다채로운 춤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뒤이어 베료즈카 무용단이 평양과 원산, 그리고 함경남도 함흥에서 공연을 펼쳤다. 특히 원산시민들의 경우 올해 러시아 공연단이 거쳐가면서 러시아 예술을 만끽했다.

대통령악단은 북한의 인기곡 ‘문경고개’, ‘나는 알았네’ 등을 우리 말로 불러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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