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방송은 26일 미국이 식민지 예속화 정책의 하나로 1948년 5월 북에서 남으로 계속되던 전력공급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지금껏 ’5.14 단전’은 북측이 남측의 단독선거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단행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북측은 광복 직후부터 3년 간 일제시대 발전 설비를 이용해 매년 5만-6만㎾의 전력을 공급했으나 미.소 공동위원회 결렬 등 남북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송전량을 점차 감소시키다 1948년 5월14일 정오 12시를 기해 대남 송전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당시 북측의 송전량은 남측의 전체 전력사용량의 60-70%에 이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해 송전 중단은 남북 대결의식을 크게 격화시켰다.

평양방송은 그러나 “미 군정이 남조선(남한) 경제를 철저히 파괴하고 예속시키기 위해 북과 남의 경제적 연계를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행위를 감행했다”면서 “미제는 1948년 5월부터 공화국 북반부로부터 전력공급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 후 공화국 북반부에서의 석탄 공급도 거부함으로써 남조선의 산업계통은 동력원천을 완전히 잃게 됐다”며 “그뿐 아니라 미제는 남조선의 무역을 독점.통제함으로써 남조선 민족 공업의 재생산 과정에 필요한 기계설비 및 원료의 수입과 생산물 수출의 길을 완전히 막아버렸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또 “남조선의 공장.기업소 수는 1947년 3월 현재 1943년 6월에 비해 44%로 감소돼 공업생산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모든 사실은 미제가 남조선의 경제를 미국 독점자본에 철저히 예속시키기 위해 얼마나 악랄하게 책동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선전했다.

평양방송의 이날 보도는 기존의 사실을 뒤엎는 주장으로 북한의 일방적인 선전으로 보인다.

통일연구원 북한경제연구센터의 김영윤 소장은 “당시 90% 정도의 발전설비가 북측에 있었다”며 “한반도 전체 발전량 172만㎾ 가운데 152만㎾가 북측에서 생산된 데 반해 남측에서는 20만㎾에도 채 못미치는 전력이 생산됐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한 “북한은 당시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남측으로 송전을 중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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