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결된 북핵 6자회담 합의문은 이해보다는 `오해'의 여지가 많은 `언어의 지뢰밭'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27년간 미 국무부 한국어 담당 통역으로 일했던 김동씨의 기고문을 통해 "6개국 전문가들이 2년에 걸친 협상 끝에 북한 핵무기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지만 단 하루만에 북한과 미국이 그 의미를 두고 논란을 벌이는 `오해와 불신에 빠졌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예컨대 베이징 합의문에 들어있는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란 구절은 북한측이 같은 한반도인 남한도 검증 대상이므로 사찰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지만 남한은 이를 염두에 두지 않은게 분명하다고 김씨는 밝혔다.

또 합의문상의 "포기한다(abandon)"는 말은 핵무기를 "폐기(dismantle)한다"는 것과는 달리 이를 그대로 남겨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외교전문기자 글렌 케슬러도 북핵 합의문은 "이견을 숨기거나 중대한 문제들을 뒤로 미루는 전형적인 `외교'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모든 합의문에서 후속 조치가 문제이듯 한국어와 영어처럼 크게 다른 언어로 이뤄진 북핵 합의문도 향후 조치들이 중요하며 북한과 미국 양측 관리들이 서로를 더욱 많이 알수록 같은 의미의 어휘를 찾아내기가 쉬워질 것이라고 제시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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