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존치.인상 요인 병존, 체감경기 안풀릴듯”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북한의 개성공단이 당초 구상대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북한 방방곡곡에 이 같은 공단들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60차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박승 총재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은 한국경제의 ‘신 개척지(뉴프런티어)’”라며 예의 남북경협 강화론을 거듭 피력했다.

박 총재는 “북한은 임금이 싼데다 언어장벽이 없으며, 투자에 따른 위험이 적어 경쟁력이 낮아진 국내 중소기업들의 진출활로가 될 수 있고, 남북한의 소득격차를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어 한국경제의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인상 문제에 대해 박 총재는 “금리를 그대로 두거나 올릴 요인이 병존한다고 본다”며 ‘경기상황을 지켜본뒤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상 여부를 진지하게 논의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저금리가 부동산가격 상승의 여러 요인 중 하나이며,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잠재해 있는게 사실이지만 부동산값이나 물가 억제를 위해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지만 시중 금리는 여전히 한국이 0.6%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대외 자본유출의 우려는 아직 없다”며 “시장금리가 역전된다 해도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경기상황과 관련, 박 총재는 “한국경제가 상반기에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본다”며 “당초 예상보다 나쁘게 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낙관했다.

그는 그러나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등 주요 산업은 호황을 누리는 반면 중소기업과 자영업 부문의 침체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세계화에 따른 구조조정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필연적인 고통으로 체감경기의 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자금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고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내후년까지 보면 인플레이션이 야기될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의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과도한 수준으로 쌓이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고려해 외환을 관리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총재는 24-25일 열리는 IMF-WB 합동 연차총회에 참석한 뒤 26일에는 워싱턴 소재 한미경제연구소 초청으로 ‘21세기의 아시아 경제’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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