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가까운 시일내 방북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중인 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장을 만나 '6자 회담 공동성명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북한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 없느냐'는 문 의장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고 전병헌(田炳憲) 대변인이 전했다.

6자 회담 타결후 후 주석이 11월 중순 부산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에 앞서 방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후 주석은 그러나 "중국과 북한은 고위급 친선관계가 계속돼 왔다"고 말한뒤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초청한 것도 사실이고, 이를 수락한 것도 사실"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방북하겠다는 의사는 분명히 했다.

후 주석은 6자 회담 타결과 관련, "각국의 공동 노력으로 발표한 공동성명은 2년 남짓한 기간 처음으로 진전된 내용을 담은 실질적 문서이고, 어려운 목적을 이룬 것"이라며 "6자 회담 과정에서 중국과 한국측이 긴밀히 협의해 각국이 합의에 도달하도록 역할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또 6자 회담 타결에 따른 향후 이행 문제와 관련, "한.중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문 의장이 6자 회담 타결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사의를 전달한 뒤 동아시아 지역의 다자안보체제 및 협력체제에 대한 중국의 구상을 묻자 "동아시아 지역의 안정은 각국의 공동이익이고 염원"이라며 "지역내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의 교류를 통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로 앞으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후 주석은 이와 함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노 대통령과의 회동을 크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이날 문 의장과의 오찬자리에서 6자 회담 공동성명서에 경수로 지원 시점이 모호하게 표현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경수로 선지원 문제가 모호하게 표현된 것은 당연한 일이고, 회의장에서도 각국이 같은 (모호한) 입장이었다"고 소개했다.

다이 부부장은 "6자회담 타결의 중요한 의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각국이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를 인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극복해야 할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끈기있게 노력하면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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