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통일부에 대한 국감에선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의원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지난 6월 정장관 방북시 선물비용 내역 공개를 놓고 ‘감정섞인 공방’을 벌였다.

전 의원은 “지난 6.15 방북 때 정 장관이 북측 인사에게 준 선물 비용 내역이 공개가 안됐다”면서 “왜 공개를 피하고, 열람조차 못하게 하느냐”며 공세에 나섰다.

특히 전 의원은 임동원(林東源) 전 통일부 장관이 과거 방북했을 당시의 대북선물비를 낱낱이 밝힌 점을 들어 정 장관을 압박했다.

이에 정 장관은 “선물을 받은 측의 입장을 고려해 구체적으로 누구한테 어떤 것을 선물했는 지 밝히지 않았다”면서 “상식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선물을 했으며 주로 생필품을 선물했다”며 구체적 내역 발표는 계속 피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25만원짜리 칠레와인 750만원어치 선물을 한 게 맞느냐”, “전체 선물비가 4천600만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해외출장시 통상적 선물비 3천달러를 초과한 것 아니냐”며 목청을 높여 다그쳤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에선 선물내역을 밝히지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장관 이름으로 선물하지만 구체적 내역은 잘 모르므로 남북회담사무국장이 답변토록 하겠다”며 전 의원의 질문공세를 피해갔다.

그러자 전 의원은 “장관에게 질의했다. 장관이 답하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황하수 남북회담사무국장은 “전 의원이 언급한 4천600만원에는 오.만찬 경비전체를 포함한 것이며 이중 일부가 선물비로 사용됐다”면서 “구체적인 규모와 내역은 북측 입장을 감안해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역시 공개를 거부했다.

이에 전 의원은 “얼마나 어마어마한 선물을 했기에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냐”면서 “건당 50만원 이상 선물할 때는 영수증 등을 첨부, 증빙해야 하는데 실무진은 뭐한 것이냐”고 추궁을 계속했다.

앞서 전 의원과 정 장관은 지난 6월27일 상임위 질의응답과정에서 대북 중대제안과 관련된 정 장관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와의 전화통화 내용 등을 놓고 언쟁을 벌이는 등 통상적인 상임위 활동과정에도 3차례 감정충돌을 일으킨 바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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