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에서 공동성명이 타결되고 북한과 미국 양측이 경수로 제공 시점을 놓고 견해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함경남도 금호지구에 건설하던 경수로사업은 중단 대신 현재의 ’일시중단’ 상태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 연구실장은 20일 ’6자회담 공동성명:성과, 의의, 전망’ 제목의 글에서 “지형적인 이유와 이미 투입된 자원의 문제로 신포지역이 다시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연구실장은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북.미 양국과 참여국들이 이행의 타이밍과 순서를 정하고 이에 따른 상호 조율된 조치를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해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중요한 것은 미국과 여타 참여국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이행을 태만히 할 구실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6자회담에서 북.미 양국이 상대방에 대해 각각 이루어 내려는 목표와 요구 사이에는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며 “북한은 당장 자신이 갖고 있는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해 가는 과정을 시작해야 하는 데 비해 미국은 그러한 입장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비대칭성 때문에 북한은 자신이 핵무기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 후에도 미국이 시간을 끌면서 약속한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을까봐 항상 우려해 왔고 또 현재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 연구실장은 “앞으로 한반도 평화정착 등 여러 중요 문제에서 우리 민족의 이익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합의를 이행하여 나가는 데는 남북한 간의 협력이 절대로 필요하다”며 연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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