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가 15일(한국시간)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 논란과 관련, 한국측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면서 동상훼손 및 철거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는 서신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전달해 파장이 예상된다.

헨리 하이드 위원장을 비롯, 대너 로흐라바처, 에드 로이스, 에니 팔레오마베가, 조셉 크라우리 위원 등 의원 5명 명의로 된 이 서한은 이날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유엔 총회에 참석중인 노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하이드 위원장은 서신에서 “맥아더 장군이 주도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한국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철거를 위한 훼손행위가 계속될 것이라면 차라리 미국인들에게 동상을 양도해줄 것을 정중하게 제안한다”고 밝혔다.

서신은 또 “미 의원들은 맥아더 장군 동상이 안전한 상태로 미국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강구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돌아오면 한국전 기념관과 가까운 곳에 있는 미 의회내 명예로운 곳에 다시 세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 몇개월간 한국에서 동상 철거를 위한 폭력적 행동이 있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미 의회와 미국인들은 한국을 두번이나 해방시킨 동맹군을 이끈 영웅을 ’전범’ 운운하며 폄하하는데 대해 동의할 수 없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신은 특히 “’동상 훼손이 미 정부와 미국인에게 불쾌감을 주게 될 것 ’이라는 노 대통령의 지적은 정확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동상 훼손자에 대해 엄단 방침을 밝힌 것에 유의하며 한국정부가 동상 훼손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신은 “9월은 인천상륙작전 55주년을 맞는 뜻깊은 달”이라며 “한미 양국이 50년전 공산주의의 침공을 격퇴하기 위해 단합한 이후 한국이 향유해온 전례없는 평화와 번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 위원은 나아가 “우방으로서 우리는 당시 전투의 승리와 맥아더 장군 지휘하에 있던 사람들, 특히 미군 전사자의 희생을 함께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인천상륙작전의 승리가 없었다면 한국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신은 끝으로 “하원 의장실에는 미국의 초대 워싱턴 대통령과 미국의 독립을 지원한 라파예트 후작의 사진이 걸려 있다”며 “200여년간 라파예트 후작이 미국인들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듯 맥아더 장군에 대한 기억도 한국인들 마음속에 고이 간직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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