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위조달러 '슈퍼 K' 판별 장면./Dailynk 제공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 “우선 우려” 대상 지목

북한이 마카오에 있는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을 통해 위조달러 지폐를 유통시키고 마약 등의 불법 국제거래 대금을 세탁하는 등 자금 조달과 융통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재무부가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이에 따라 이 은행을 미국내법 애국법 제311조에 따라 “돈세탁 우선우려(primary money laundering concern)’ 대상으로 지정하고, 미국 금융기관들이 이 은행과 일체의 직ㆍ간접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조치를 검토하는 한편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이 은행의 불법적인 금융 활동에 유의토록 통보했다.

재무부 테러리즘ㆍ금융정보 담당 스튜어트 레비 차관은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은 북한 정부의 마카오를 통한 부정한 금융활동을 위한 자발적인 수족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최근 가짜 결혼식 초청을 통해 북한과 중국 등에서 만든 위조지폐와 담배 등의 미국 밀매조직을 일망타진한 데 이은 것이다.

이는 특히 미국이 그동안 북한의 대외 자금 운용 창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의심해온 마카오소재 중국계 은행에 대한 압박과 이를 통한 북한 자금줄 차단책을 적극 실행에 옮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북한의 핵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북한 자금줄 차단을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측은 지난 주 월 스트리트 저널이 자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조사 사실을 보도한 후 블룸버그 통신에 e메일을 보내 자신들이 ”북한은행 및 무역회사들과 1970년대 이래 상업적인 거래관계를 맺어온 것은 사실이나, 반 돈세탁, 반 테러리즘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며 그동안 의심스러운 거래에 대해선 미 당국의 조사에 항상 협력해왔다“고 반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재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이 은행은 20년 이상 북한 정부기관과 그 간판 회사들(front companies)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이들 기관과 회사 일부는 불법 행위에 연루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특히 북한 입출금에 대한 감시감독을 거의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의 편의를 봐줬고, 북한의 귀금속을 다량 판매해주고, 북한 정부기관들의 ”의심스러운“ 현금 수백만달러의 예치와 인출을 도와줬다.

재무부는 특히 ”자료(sources)를 보면, 이 은행의 고위 관계자들이 북한 관리들과 협력, 위조달러를 포함해 거액의 현금 예금을 받아주고 이 위조달러를 유통시켜준 게 드러난다“며 이 은행이 ”북한과 특수관계를 맺고 북한 정부기관이나 간판회사들의 범죄행위들에 편의를 제공해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 이상 이 은행과 거래해온 북한의 한 널리 알려진 간판회사“의 경우 위조지폐 유통, 가짜담배 밀매, 국제 마약거래 등 ”수많은 불법활동“을 했거나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재무부는 이 회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조광무역 회사를 지목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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