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제16차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의 기조발언을 상세히 보도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권 단장은 기조발언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세 가지 ‘실천적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첫째 ‘북남당국이 우리 민족끼리 이념에 맞게 일체의 체면주의를 버리기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할 데 대하여’ 제의했다.

그는 “제15차 북남 상급(장관급)회담과 8.15 민족대축전에서 북과 남이 체면주의를 하지 않음으로써 북남 관계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었다”며 “북남 사이에는 아직도 대방(상대방)을 부정하고 적대시하면서 사상과 이념의 차이를 절대화하는 체면주의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8.15민족대축전에 참가한 우리(북) 대표단이 남측의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것은 이러한 근본문제들을 해결하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었다”며 “남측당국도 낡은 관념에서 결정적으로 벗어나는 것과 함께 보안법과 같이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는 구시대적인 법률과 제도적 장치를 철폐할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둘째로 ‘북과 남이 6.15시대에 배치되게 어느 일방이 외세와 함께 상대방을 위협하는 모든 군사행동을 무조건 중지할 데 대하여’ 제의했다.

권 단장은 “남측이 진정으로 북남 관계 발전과 평화를 바란다면 누구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의사와 지향, 이익을 첫 자리에 놓고 우리 민족끼리의 힘에 의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북과 남이 동족으로서 민족공동의 이익과 통일적 발전에 저해로 되는 장벽들을 허물어버릴 데 대하여’ 제의했다.

그는 “경제협력사업에서 성패는 북남사이의 경제적 장벽을 극복하는가 못하는가에 달려있다”면서 “투자분야와 유무상통에서 장애로 되는 장벽들을 대담하게 제거하고 민족공동의 이익과 민족경제의 균형적이며 통일적인 발전을 이룩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단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에서 획기적 의의를 가지는 훌륭한 합의들을 이룩함으로써 온 겨레 앞에 자랑스러운 결실을 내놓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통신은 이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조선반도에서 냉전을 종식시키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며 이렇게 하는 것이 민족의 존엄을 지키고 지난 5년 간 쌓아온 성과를 더욱 의미있게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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