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 남측 대표단은 회담 이틀째인 14일 오후 평양시 대성산에 있는 사찰인 광법사를 찾았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3시께부터 북측 대표단과 함께 광법사를 찾아 주지인 광선 스님과 수덕 스님의 ‘환대’을 받았다.

광선 스님은 대표단 일행에게 “광법사는 서기 392년 고구려 광개토대왕 때 설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라면서 “나옹화상과 조선시대 시문학의 대가인 김시습 선생이 머물렀으며 일부 유물도 보관돼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단은 광선 스님의 안내로 광법사 사적비와 광개토대왕 때 세워진 당간지주 등을 약 30분에 걸쳐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서 “광개토대왕 때 세워졌으니 본인(광개토대왕)도 직접 보셨던 당간지주”라는 정 장관의 말에 좌중의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광선스님의 안내로 광법사 해탈문에 들어선 정 장관과 박병원 재경부 차관 등은 대웅전에 들어가 불상 앞에서 직접 3배를 올렸다.

북측 권호웅 단장은 정 장관 등이 3배를 올리는 동안 앉은 채로 지켜봤을 뿐 절을 하지는 않았다.

북측 관계자는 “북에서는 스님 외에는 절에서 삼배를 올리지 않는다”며 북한의 ‘전통’을 소개했다.

광선 스님은 정 장관이 대웅전에 들어서기 전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정 장관은 “돌아가신 어머니는 불교신자이지만 본인은 가톨릭 신자”라고 대답했다.

정 장관과 광선스님은 북한내 사찰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최근 열반한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을 화제로 남북간 불교협력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다.

광선 스님은 “지난 6.15 행사 때 광법사에서 열린 남북 불교계 합동법회에 법장스님이 참석해 직접 연설도 하셨다”며 “돌아가신줄 몰랐는데 갑자기 열반을 하셨냐”며 애석함을 표시했다./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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