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맥아더 동상은 우리 역사”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 (한국시간 14일)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과 관련, “동상을 끌어내리는 방식으로 한미관계를 관리해서는 안된다”며 철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유엔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 미군의 인천상륙작전, 맥아더 동상은 우리의 역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동상을 그대로 두고 역사로서 존중하고, 나쁜 건 나쁜 대로 기억하고 좋은 것은 좋은 대로 기억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 이 시간부터 자주독립국가로서 책임을 다하고 할말을 다하고, 상호존중하는 가운데 협력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혹시 한미관계에 관해 생각이 다르고 좀 더 빠른 변화를 원하는 분들 있어도, 방향만 같다면 속도는 함께 조절해 가면서 국민의 뜻을 모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사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다르다고 해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모욕을 줘선 안되며 냉정하게 할 일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 “2003년 했던 걱정은 고비를 넘겼고, 현재 북핵 문제는 베이징에서 다루고 있다”며 “북핵 문제를 다루는 방향이 어렵게 한단계씩 좋은 방향으로 와서 상당히 희망을 가질 수 있는데, 누가 굳이 판을 깨기야 하겠느냐”고 말했다.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평양에 가서 남북대화를 하고 있고, 거기서 남북간 평화에 관해 대화한다는 것은 시간이 걸려도 많은 진전이 있었던 것”이라며 “북핵 문제와 함께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미동맹과 관련, 노 대통령은 “처음 참여정부 들어섰을 때, 한미동맹에 관해 많이 걱정했지만 한미관계는 지금 좋다”며 “우리가 지금 어떠냐도 중요하지만 10년 전, 5년전과 비교해서 어떻게 달라져 가느냐, 달라져 가는 방향이 중요하며 점차 상호적인 협력관계로 변화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성급하게 오늘 당장 바꾸자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갖고 계획을 세워서 한미간에 상호 존중하면서 긴밀히 협력하는 관계로,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미래 번영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