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소묘(데생) 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조선에서 선군시대가 낳은 또 하나의 새롭고 이채로운 문화정서생활 기풍인 ‘소묘바람’이 온 나라에 일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동신문도 8월31일자에서 “군인과 근로자, 청년 학생과 일꾼(간부)들뿐 아니라 어린이와 전쟁노병을 비롯한 노인들 속에서까지 소묘 창작활동이 벌어져 수많은 미술애호가가 새로 태어나고 재능이 적극 계발되고 있다”며 소묘 배우기 열풍이 전 사회적으로 일고 있음을 전했다.

소묘 바람의 진원지는 황철진이라는 병사의 ‘연필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5월 시찰한 한 군부대에서 황 병사가 그린 연필화를 관심있게 보고 화첩으로 제작, 배포하도록 지시한 것이 소묘 바람의 계기가 됐다.

그의 연필화는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 등 북한 신문에서 ‘연필화첩 <병사수첩> 중에서’라는 제목으로 대대적으로 보도됐으며 이후 소묘는 사회적 관심사로 급격히 떠올랐다.

소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증대하면서 평양미술대학을 비롯한 전문교육기관은 학생들의 소묘 능력을 키우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으며, 만경대학생소년궁전과 평양학생소년궁전 등 각지 소년궁전과 학생회관에서도 이를 반영해 어린이 지도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교육기관뿐 아니라 공장과 기관.단체에서도 ‘소묘소조’(소묘 동아리)가 속속 설립되고 있다.

노동신문(8.31)은 “평양구두공장, 5월7일공장 등 많은 공장.기업소에서는 일꾼과 종업원들 속에서 나온 소묘작품을 가지고 대중교양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좋은 소묘작품을 더 많이 창작하도록 고무시키고 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한편 북한은 이러한 소묘 바람을 타고 내년 김 위원장의 64회 생일(2.16) 때 ‘2.16 경축 제1차 전국소묘축전’을 계획하고 있다.

문화성 미술지도국 강원선 부국장은 이 소묘축전에 1천여 작품이 출품될 것이라면서 미술 애호가는 물론 대학에서 소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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