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 인사문제를 놓고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북한의 경제분야 개방의지는 대체로 신뢰하지만 정치.군사적 불안요인 등을 우려해 본격적인 경협사업 추진에는 주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대북한 주요 현안 인식과 진출계획’조사 결과 기업의 70.6%가 북한의 경제분야 개방의지에 신뢰감을 표시(매우 신뢰-3.8%, 다소 신뢰-66.8%)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9.4%에 그쳤다고 13일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북한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기업은 14.0%(‘현재 진출 모색중’ 2.8%, ‘중장기적으로 추진’ 11.2%)에 불과했으며 86.0%는 현단계에서 ‘진출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 진출계획이 없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사업목적상 거래가능한 분야가 없어서’(61.6%), ‘매력도가 크지 않아서’(23.5%), ‘기반시설과 발전단계가 미흡하기 때문에’(12.8%) 등을 들었다.

아울러 우리기업들의 75.9%는 남북한간 정치ㆍ군사적 상황이 불안(‘매우 불안’ 6.0%, ‘다소 불안’ 69.6%)하다고 평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는 사회.문화적 교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은 한반도 정치.군사정세를 불안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기업들은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 6자회담 타결, 북한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 등이 북한사업 진출을 위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기업들은 북한 진출형태로 ‘직접투자’ (62.9%)를 ‘위탁가공’ (17.1%), ‘직교역’ (10.0%) 보다 선호하고 있으며 북한 진출의 이점으로는 ‘저임금 활용’ (34.3%), ‘중국.러시아 진출 중계기지’ (19.0%), ‘저렴한 공업용지 확보’ (13.9%) 등을 꼽았다.

북한 진출이 본격화될 시점에 대해서는 ‘5-10년후’ (42.9%)를 전망한 기업이 가장 많았고(‘3-5년 후’ 34.3%, ‘1-2년 후’ 14.3%, ‘10년 이상’ 7.1%), 북한이 베트남 수준의 개방을 달성하는데 소요될 시간으로는 응답기업의 47.8%가 ‘5-10년’을, 30.8%가 ‘3-5년’을 예상했다.

개성공단의 전망에 대해 45.8%가 남북간 경협사업 확대에 ‘부분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크게 기여할 것’(28.6%), ‘기여도 전망 불투명’(25.6%)을 응답한 기업도 25.6%를 차지하고 있었다.

기업들은 개성공단 이외에 추가로 특구로 조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역시 개성공단 인근 ‘제2 개성공단’(58.6%)을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으로는 평양ㆍ남포(17.1%), 신의주(14.3%), 나진.선봉(5.7%)의 순으로 응답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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