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2단계 제4차 6자회담의 개막됨에 따라 각국 대표단이 베이징(北京)에 속속 도착, 사전 양자접촉을 통해 본격적인 협상 준비에 들어갔다.

러시아 대표단이 12일 가장 먼저 도착해 중국과 양자협의를 가진 데 이어 13일에도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께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에 모습을 드러냈고 정오가 되기 전에는 한국과 미국 대표단 본진이 대한항공 편으로 도착한다.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는 오후부터 분주하게 돌아가게 된다.

한중 양자협의를 비롯해 미중, 일중 등 다양한 양자접촉이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고 오후 5시께부터는 수석대표 소인수회의와 그에 이은 만찬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개막 전에는 북중 사전 접촉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12일 서울에서는 한미 양자협의가 이뤄졌다.

대표단 도착과 함께 그 면면이 드러나고 숙소 이동도 눈에 띄었다.

먼저 1단계 회담이 휴회에 들어간지 5주 만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는 6개국 수석대표가 모두 그대로 참석하는 가운데 일부 차석대표의 교체가 확인됐다.

수석대표는 우리측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 차관,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그대로이다. 또 중국측 수석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계속 의장을 맡는다.

6자회담 경험은 작년 2월 2차 회담 때부터 참여한 김계관 부상이 제일 많다.

차석 중에는 리 빈(李濱) 주한 대사가 1단계 회담에서 중국측 차석이던 닝푸쿠이(寧賦魁) 북핵담당대사와 자리를 맞바꾸면서 회담장에 등장하고, 리 근 북한 차석대표는 정태양 미국국 부국장으로 교체됐다.

리 근 차석대표의 교체는 부국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격을 맞추기 위해 이뤄졌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지만, 1단계 회담 때도 국장 신분으로 참석했다는 점에서 승진 이외의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새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공격적인 스타일인 리 국장이 미국의 차석인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와 만나면 자주 신경전이 벌어졌고 심지어는 서로 불필요한 감정 대립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궁합’이 맞지 않았다는 점을 그 배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정태양 부국장의 이력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에 몸담으면서 2004년 4월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동북아협력대화(NEACD)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북한 입장을 대변한 점으로 미뤄 북핵 업무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는 정도만 확인됐다.

이번 회담에서 각국 대표단이 숙소 이동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종전처럼 베이징 주재 자국 대사관에 머물지만, 1단계 때 국제구락부(세인트레지스호텔)를 베이스캠프로 삼았던 미국과 일본은 이번에는 1단계 당시 한국 대표단 숙소였던 중국대반점으로, 한국은 북경반점으로 각각 숙소를 바꿨다.

이번에 한국 대표단이 숙소를 바꾼 것은 미국과 일본 대표단이 중국대반점으로 이동해 온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한미일 3국이 함께 머물 경우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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