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3∼16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16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김천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12일 밝혔다.

이번 장관급회담 대변인이기도 한 김 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화해와 경협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고 확대추세에 있으며 한반도 정세도 근본적인 변화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변화하는 정세속에서 무엇을 논의해야할 지를 검토해왔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장관급 회담이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하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면서 “6.15공동선언으로 화해.협력의 틀이 갖춰졌고 남북협력도 경제.사회분야에서 정치.군사 분야로 확대될 필요가 있으며 여건도 갖춰 졌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정착을 추진하기 위한 회담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평화문제는 평화체제를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라고 소개하고 평화 문제와 관련된 의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될 문제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논의는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측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이어 “6자회담 결과에 반영되는 방향으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면서도 “어떤 합의가 나올 수 있는 지를 말하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그동안 평화.번영 문제를 계속 주장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이 문제에 주안점을 두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하고 “어떤 식의 평화체제가 돼야 하고 그 구성요소는 무엇이고,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 것인 지 등은 추후 계속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와 관련, “북핵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부터 (6자회담에서) 관심을 갖고 논의될 것”이라면서 “남북이 가장 중요한 당사자로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그러나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데 북측도 동의했냐는 질문에 “남북간에 아직 공감대는 없다”고 밝히고 “우리측이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평화체제는 정치.군사 문제와 얽혀있기 때문에 같이 협의.해결하는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문제는 미국을 비롯한 관계국들과 계속 협의해왔으며 충분히 논의돼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반도 평화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연구가 많았고 정부도 체계를 잡고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 틀이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협의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목표선을 제시한다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국장은 “이번 회담이 1971년 남북간 회담이 시작된 이후 꼭 500번째 회담”이라며 의미를 부여한 뒤 “지난 석달동안 6.17면담, 15차 장관급회담, 8.15민족대축전 등을 통해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진전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회담 의제와 관련, 그는 “장관급 회담은 남북간 문제에 대한 중심 협의체로 15차 회담이후 상황을 점검하고 제반 사항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상대가 있고 협의해 결론을 내야하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측 대표단 수석대표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간 재면담 가능성과 관련, “협의된 바도 없으며 협의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우리측 대표단의 북한 현충시설 답례 문제에 대해서는 “남북 양측이 이 문제를 제기한 바 없기 때문에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양창석 통일부 홍보관리관은 회담 의제와 관련,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제기하고 장성급 회담 개최도 촉구할 방침”이라면서 “평화문제를 다루는데 중요한 부분인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조치도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제16차 장관급회담에는 남측에서 정 장관을 수석대표로 박병원 재경부 차관, 배종신 문화부 차관, 김천식 국장, 한기범 통일부 국장 등 5명이, 북측에서는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 신병철 내각참사,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서기국 부장, 맹경일 등 5명이 각각 대표로 참여한다.

우리측 대표단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을 출발, 오후 1시께 인천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남북직항로를 통해 북측을 방문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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