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북한인권위원회(UCHRNK)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대북식량 지원 방식을 비판한 것에 대해 한국 통일부가 반박성 해명을 하자 이를 재반박하고 나섰다.

스티븐 해거드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마커스 놀랜드 미 국제경제 연구소(IIE) 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통일부의 반박 내용 자체를 재반박하는 글을 UCHRNK 웹사이트에 게시하고 한국 언론에도 이 반박문을 보냈다.

이들은 반박문에서, 자신들이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통일부가 잘못 전함으로써 “보고서나 기자회견 내용을 전부 읽기라도 했는지 분명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이 보고서를 작성할 때 “통일부 관계자들과 인터뷰 조사를 한 후 보고서 발표에 앞서 초안을 보내 논평을 부탁했으나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고 말하는 등 자신들의 보고서 발표 전후 과정에서 통일부의 대응을 조목조목 힐난했다.

이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잘못 전한 것이라고 문제삼은 통일부의 ’보도해명자료’대목은 “한국은 분배투명성 유지 등을 조건화하지 않은 채 식량을 무조건 제공한다는 (두 사람의) 발언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

이들은 “우리는 한국 정부가 아무런 조건을 붙이지 않는다고 한 게 아니라 한국 정부의 조건이 세계식량프로그램(WFP)과 북한 간 (분배투명성) 기준에 못미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고 재반박했다.

실제로 이들은 보고서에서 “분배투명성을 조건화하지 않고”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대북 식량지원 창구의 다원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한국과 중국을 지목, ‘더 무조건적인 원조’나 ‘양보적인(concessional) 판매나 공여’ ‘극미한 투명성 감시 노력’ 등의 표현을 씀으로써 분배투명성 노력이 사실상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결국 통일부와 UCHRNK 보고서 간 차이는, 통일부는 “지난해 10회에 이어 올해는 20회 현장 확인을 할 예정”이라며 분배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UCHRNK은 “WFP가 한달에 50-70회 현장 확인을 하는 것에 비하면 양과 질 양면에서 한국 정부의 노력의 모자람이 확인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또 통일부는 대북 식량지원 창구 단일화 주장에 대해 “한국의 직접 지원이 남북관계 발전 및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 개선에 기여하는 측면과 지원의 효율성을 도외시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반면 UCHRNK측은 “북한이 자신들의 국제 의무를 다하거나 대화에 응한다고 보답을 하면 북한이 보상을 노려 협력을 하지 않게 될 뿐 아니라 군대 등으로 전용 가능성을 감안하면 한국 정부가 말하는 이점이 상쇄된다”고 재반박했다./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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