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에 원유를 무관세로 수출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달 북한에 통보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통일부가 최근 발간한 `주간 북한동향'은 이타르-타스 통신을 인용,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러시아 극동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지난 달 16일 평양에서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와 만나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이 자리에서 북한 함경북도 라선시에 있는 정유공장인 승리화학공장의 원유 정제를 위해 러시아산 원유를 무관세로 수출하겠다는 방침을 박 총리에게 전달했다.

러시아의 대북 원유 수출이 옛 소련 붕괴 이후인 1990년대 초부터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 점을 감안하면 이런 방침이 시행될 경우 수출 재개의 의미도 갖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승리화학공장은 1979년 옛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됐지만 러시아로부터의 원유 도입이 중단되면서 그동안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장은 중국으로부터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들여와 정제하는 평안북도 피현군의 봉화화학공장보다 시설용량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러 양측은 또 이 자리에서 무역확대 방안과 임업 분야에 대한 북한 노동력 유치, 시베리아횡단철도(TSR)-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사업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원유 수출이 이뤄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러시아가 극동지역의 정유능력 한계 때문에 원유를 무관세로 공급해 정제한 뒤 다시 러시아로 가져가는 임가공 형태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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