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일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으로 63명의 비전향장기수들이 북한으로 송환된 지 5년이 되는 날이다.

이 가운데 5명이 사망했고, 8명은 반려자를 맞아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특히 비전향장기수 가운데는 특출한 재능으로 서예가, 시인, 음악가, 미술가 등 예술가로 활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노익장을 과시하며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도 있다.

2일 북한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북한의 주간 ‘통일신보’ 최근호(8.27)는 ‘자랑스러운 모습들’이라는 제목으로 이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통일신보는 “고목에도 꽃을 피워 주시는 경애하는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은혜로운 품 속에서 비전향장기수들은 참된 삶과 행복을 마음껏 누리며 자기의 지혜와 정열, 재능을 활짝 꽃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안영기(76)씨는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에 소속돼 ‘재능있는 서예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는 평양건설대학 건축공학부(김책공대의 전신)를 졸업하고 옥류관 등 평양 건설사업에 참여했으며 남한의 감옥에 수감 중 손가락으로 붓글씨를 쓰며 서예를 배웠다.

그는 2002년 2월 김 위원장의 60회 생일을 맞아 여덟 폭 병풍에 자작시를 반흘림궁체로 써 김 위원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동안 평양미술축전을 비롯한 서화무대와 축전들에 많은 서예작품을 출품, 20여 점이 당선됐으며 그 중 ‘높이 휘날려라 남홍색 공화국기’는 국보로 지정됐다.

손성모(76)씨는 ‘비전향장기수 시인’이다.

전라북도 부안군의 농사꾼 가정에서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를 나온 그는 2003년 3월17일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맹원으로 정식 가입했다.

그동안 신문과 잡지에 ‘장군님은 우리의 생명’, ‘어버이 장군님께 삼가 드립니다’, ‘아 동지여’ 등 여러 편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현재 ‘정의의 핵무기’, ‘다시 받은 졸업증’, ‘아 장군님사랑’을 비롯한 15건의 시작품을 창작 중이다.

김창원(72)씨는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10월 조선음악가동맹 중앙위원회 맹원으로 정식 가입한 이후 ‘행복 속에 기쁨 속에’, ‘내 사랑, 내 삶의 노래’ 등을 작사.작곡했다.

특히 ‘나의 조국 영원하라’, ‘큰별님 솟았네’, ‘꿈에 그리던 세상 어디에’, ‘오너라 통일의 날’ 등은 감옥에서 작사.작곡한 작품이다.

그는 지금도 건설 현장과 군부대 등을 방문, 노래로 이들을 격려하고 있다.

특히 김중종(80)씨는 언어학 박사가 됐다.

그는 2003년 8월12일 한자 이름으로 된 우리 나라의 인명과 지명, 관직명 등을 조선말로 표기하는 방안을 연구한 논문 ‘역사의 이끼를 벗겨 본 옛 우리 이름 말’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또 ‘옛 우리 이름 말로 풀어 읽은 세 나라 역사연구’, ‘메 이름으로 풀어 읽은 우리 시원 문명의 변화발전을 통한 언어학적 연구’, ‘우리 시원 문명을 찾아서’ 등의 논문도 발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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