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엄청난 피해를 본 미국에 각국 정상 등이 보낸 위로 메시지가 답지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태도가 주목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31일 카트리나로 인한 ‘비극적 결과’에 슬픔을 표시한다고 밝혔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엄청난 인명 및 재산 손실에 위로를 보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비난했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등이 부시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대선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러시아 비상대책부는 인명구조용 헬기와 구조요원, 수송기 등의 파견을 제안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라 국왕도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도 1일 부시 대통령에게 위로전문을 보내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반면 북한은 1일 오전까지 카트리나 피해 상황에 대한 보도를 내보내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와 관련, 과연 북한이 부시 대통령에게 위로전문을 보낼지 여부에도 비상한 관심미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7일 런던에서 발생한 테러 당시 사건 발생 하루만인 8일 박봉주 내각 총리 명의로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위로 전문을 보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북한과 수교를 하고 평양에 상주 대사관까지 둔 국가지만 북한이 이라크 파병을 강력히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신속한 위로 의사의 표시는 이례적으로 받아 들여지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북.미 양국이 6자회담을 계기로 부쩍 접촉이 잦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북한이 미국에 전격적으로 위로 의사를 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비록 북한이 최근 한.미 합동 을지포커스연습과 대북인권특사 임명 등을 계기로 미국을 강하게 비난한 것은 사실이지만 회담 상대방의 어려움을 모른 척 하는 것은 평소 북한이 주장해 왔던 ‘예의’와 ‘존중’과는 거리가 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2단계 6자회담의 재개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위로 의사 표시 자체가 회담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이 위로전문을 보낸다면 어느 정도의 격이 될지도 관심거리다.

통상 북한이 외국 수반에게 보내는 축전이나 위로전문은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가 대부분이다.

다만 북한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등 ‘혈맹 수준’의 국가의 정상들에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로 된 축전이나 위로전문을 전달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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