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라인]
이교관 지음|한울| 271쪽

미국과 북한 사이에 핵(核)을 둘러싼 막판 사활(死活)게임이 한창이다. 당사자이면서도 구경꾼에 머문 우리로서는 여간 자존심이 상하는게 아니다.

그 때문인지 친미와 반미, 동맹파와 민족파의 대결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저자는 사실로 돌아갈 것을 권한다. 특히 그는 숨어 있는 사실의 발굴보다 이미 드러난 사실들 속에 진실이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이 책은 폭로가 아니라 일종의 퍼즐맞추기다.

공개된 자료와 관련국들의 공식성명, 국제회의와 언론보도 등을 바탕으로 2002년에 터진 2차 북핵위기를 치밀하게 추적한다.

저자의 주된 관심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핵무기 개발 여부, 이에 관한 김정일의 전략, 미국의 21세기 군사전략 차원에서 본 아시아의 위기, 이런 맥락에서 미국과 북한의 충돌이다.

특히 북한이 한계를 넘어설 경우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분석의 초점이 모아진다.

여기서 저자는 다시 한번 동맹-민족 이분법에 빠져서 사태를 직시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묻는다.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체제, PSI 확산행위 저지원칙에 합의한 62개 동맹국들이 미국과 함께 북한을 대상으로 훈련에 돌입하고 있지만 우리는 제외되어 있는 현실은 도대체 무엇인가?

한국의 불참이 한미관계와 한반도의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이한우기자 h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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