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출신으로 해방 후 초대 외무차관과 외무장관 서리를 역임하다 6.25 전쟁 때 북한 인민군에 의해 납북된 고(故) 고창일(高昌一.1892∼1950(납북) 선생의 위패가 서울 국립현충원에 봉안됐다.

국가보훈처는 고 선생의 손자 고용환(55)씨 등 후손들의 위패봉안 요청 민원을 심의한 결과 합당하다는 결론을 내려 22일 오후 2시 국립현충원에서 위패 봉안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1989년 고 선생을 비롯한 조소앙, 김규식, 안재홍 선생 등 총 12명의 납북 애국지사들의 공훈을 인정해 건국훈장을 추서하고 1991년 국립현충원에 조성한 ’무후선열제단’(無後先烈祭壇)내에 위패를 봉안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 선생의 위패는 제외됐다.

지난 2월 국립현충원을 찾았던 손자 고씨는 조부의 위패가 봉안돼 있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보훈처에 민원을 제기해 결국 위패가 봉안된 것이다.

이로써 무후선열제단에 위패가 봉안된 납북 애국지사들은 16명으로 늘어났다.

1892년 함북 경원에서 태어난 고창일 선생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에 참여했고 광복후 귀국해 1948년 초대 외무차관을 지냈다. 1949년 외무장관서리 시절에는 한국의 UN 가입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른 바 ‘김규식 파(派)’로 평가되던 고 선생은 6.25 전쟁이 터진 해 서울 반도호텔(현 롯데호텔) 인근의 자택에서 김규식, 원세훈 선생 등과 함께 인민군에 연행된 뒤 납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선생의 공훈을 기리어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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