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엔 항일애국열사들도 많이 묻혀 있어"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에 참가한 성자립 김일성대 총장은 15일 서울대의 학술교류 제안과 관련, “좋은 일이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8.15민족대축전의 일환으로 진행된 남.북.해외측 대표단의 체육.오락경기를 관람하던 중 연합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대는 지난 6월말 방북한 교수진이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를 통해 김일성대에 공동 연구, 방문 강의, 교육인프라 지원 등을 담은 공동 학술 교류를 제안했다.

성 총장은 “대표단의 일원으로 왔기 때문에 힘들 것 같지만 이번 축전 기간에 정운찬 서울대 총장을 만날 수 있으면 만나고 싶다”면서 “정 총장이 지난해 10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났을 때 서울에 오면 알려달라고 당부했으며 그때 정 총장이 대학 간 교류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민족대축전 등 지금 같은 교류가 계속 이뤄지면 학술교류와 학생교류, 공동연구 등이 점차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자신을 포함한 북측 당국 및 민간 대표단의 국립현충원 참배에 대해 “그 곳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투쟁한 항일애국열사의 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많은 항일운동인사가 그곳에 (묻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6.25전쟁 희생자와 관련해서는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성 총장은 “통일은 북과 남이 서로 먹고 먹히는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간섭을 끝장내고 민족의 자주권을 되찾는 일”이라며 “학생들에게 조국통일이 외세에 의한 분열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주권을 되찾는 일임을 가르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서울대에 인문학 분야 학과가 많지 않느냐”면서 “통일의 의미를 제대로 알리는 글도 쓰고 사회적 반향도 일으키는 등 통일 열기를 불러일으킨다면 (대학간) 교류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김일성종합대는 (학술교류에 대해) 항상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자연과학 등 이념 논란에서 자유로운 분야부터 교류하자’는 서울대의 제안내용에 대해 “대학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국과 민족을 먼저 아는 사업부터 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사상교양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가 통일열기를 일으키는 선전사업을 잘 해 주면 학술교류가 잘 될 것”이라며 “기회가 되면 정 총장을 만나고 싶다”고 거듭 밝혔다.

성 총장은 “최근 우리대학의 전자도서관 건립에 대해 남측과 교류하고 있는데 좋은 일”이라며 “모두 민족공조의 결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자립 총장은 6.25전쟁 이전 남한에서 지하공작을 하다가 체포, 사형당한 성시백(1905.4-1950.6)의 아들로, 2002년 8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북측 부단장으로 남한을 방문한 바 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