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간 화상상봉에 앞서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장재언 북한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이 15일 오전 7시45분께부터 공식 개통을 기념한 화상대화를 나눴다.

먼저 메시지를 보낸 장 위원장은 "이 감격적인 화면을 지켜보고 계시는 남녘의 흩어진 가족, 친척들과 동포 여러분에게 북녘 인민들의 혈육의 정을 담아 뜨거운 동포애적 인사를 보낸다"고 말한 뒤 "민족분렬사에 처음 갖게 된 화상상봉은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6.15 시대와 정보산업시대에 맞게 북남사이의 인도적 문제 해결의 새로운 길을 열어 놓은 또 하나의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장 위원장은 "북녘의 우리 동포들은 민족분렬의 온갖 불행과 고통을 직접적으로 당해 온 흩어진 가족, 친척들이 아픔을 하루빨리 다소나마 덜어줄 수 있는 지름길이 마련된 데 대하여 진심으로 기뻐한다"면서 인도적 문제를 조속하고도 완전한 해결을 위해 민족의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력사적인 6.15 공동선언의 기치에 따라 온 겨레가 힘을 합쳐 우리 민족 자신의 힘으로 북과 남의 가족, 친척들이 함께 모여 살 조국통일의 그날을 앞당기자"고 촉구한 뒤 "화상상봉이 우리 민족끼리의 리념에 따라 더 큰 하나로 되어가는 민족의 참모습을 힘있게 시위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총재는 "지난 60년간 우리 민족은 분단 고통을 겪어왔으며, 분단 60년의 세월은 남북으로 흩어진 1천만 이산가족들에게는 실로 참담하고 인내하기 어려운 쓰라린 고통의 나날이었다"고 회고하고 "매년 4천,5천명의 이산가족들이 유명을 달리하는 상황을 고려해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획기적인 인도주의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한 총재는 이어 "화상 상봉을 통해 60년간 단절돼 온 남북간의 통신이 이어짐으로써 '60년간의 냉전 기절 상태'에서 비로소 우리는 깨어났으며 이는 민족적 경사"라고 말하고 이번 상봉을 남북사이에 각종 통신, 대화, 회담등에 유용히 사용될 수 있는 우리 민족의 '평화의 회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또 "면대면(面對面) 상봉을 원하는 이산가족들에게 직접 상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산가족 면회소가 조속히 완공되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시범적으로 행한 첫 화상상봉에 앞서 오전 7시43분께 장 위원장의 메시지로 시작된 축하 메시지 교환은 통신상태 불량으로 약 3∼4분 중단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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