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광복 60주년과 노동당 창당 60주년을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이하자고 캠페인을 벌여온 북한이 광복절을 맞아 경축 분위기로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북한 단체와 주민들은 김일성 주석이 1945년 10월14일 개선연설을 했다는 개선문을 비롯해 김 주석의 흔적이 깃든 곳을 방문하고 있으며, 평양시 등 도시와 지방에는 인공기와 각종 구호판, 장식물들을 설치,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특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대사면 단행을 발표, 광복 6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했고, 기념주화와 우표도 발행했다.

기관과 단체, 각계에서는 이달 초부터 경축모임, 백두산 답사행군 등 자체적으로 주관하는 행사를 열었으며 TV나 신문 등 매체도 연일 관련기사를 게재, 광복 60주년 축하 분위기를 띄우는데 한 몫하고 있다.

북한의 축하행사 가운데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연 인원 10만 명이 참여하는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

2002년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을 기념해 공연됐던 ‘아리랑’은 내용을 보강, 광복절 당일인 15일 개막돼 10월까지 장기 공연에 돌입한다. 김수조 피바다가극단 총장의 총지휘 아래 3월부터 연습에 돌입한 이 공연은 개막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려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하나 의미를 더하는 대목은 남한에서 열리는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 행사에 북한당국 및 민간 대표단 약 200명을 파견, 남북.해외가 공동으로 광복을 축하하는 것.

특히 북한 대표단은 남한의 국립현충원을 처음으로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남북관계 개선에도 획기적 전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또 국제행사도 계획, 많은 외국의 친북인사를 초청했다.
수십 개국의 친북단체 인사들이 참가하는 ‘백두산 위인 칭송 모임’이 열릴 예정이며 지난 11일에는 이들이 참가한 가운데 백두산 해맞이모임이 개최됐다.

13일에는 미국 워싱턴 타임스의 주동문 사장이 방북, 그의 방북활동도 주목된다.

조선중앙TV는 12일 평양 개선문에 세트를 만들고 광복 60주년 기념무대를 진행,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정권기관 간부와 평양시내 주민 7천여 명이 참가했다.

문화계에서는 풍성한 볼거리를 마련,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행사를 체험토록 하고 있다.

평양시를 비롯한 각지 극장에서 일제히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상영순간’ 행사가 11일 개막됐고, 앞서 9일에는 백두산 최고의 광경이라는 백두산 해돋이 사진과 국가미술전 등이 시작됐다.

광복 60주년 축하작품으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혁명연극 ‘승리의 기치따라’를 무대에 올리는 국립연극단을 비롯해 피바다가극단, 윤이상음악당, 국립희극단 등 북한 공연단은 13일부터 4일 간 특별공연에 들어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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