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 불리체프 러시아 세계경제ㆍ국제관계연구소(IMEMO) 북한연구부장은 미국이 북핵 문제를 통해 세계 제1의 강대국 입지를 강화하려 하고 있고 북한은 미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다면서 향후 6자회담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불리체프는 9일자 일간 브레먀에 기고한 ’북한이 왜 양보를 서두르지 않는가’라는 글에서 미국은 북한이 먼저 양보를 해야 패배한 북한을 상대로 승리자로서 무엇인가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자국의 지도력을 확고히 하는 것이 북한 핵무기 문제 해결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북핵 문제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강화하고 협상 실패시 미국의 군사력을 확대할 수 있는 논거가 된다고 밝혔다.

불리체프는 특히 북한의 평화적인 핵 이용 권리마저 빼앗는 것은 차별적인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국제적인 통제하에 원자력 발전을 하려는 것조차 거부할 경우 한국에서는 어떻게 원자력 발전이 허용되는지 설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에 대한 전력 공급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과거 전례로 볼때 그같은 공급이 중단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자국내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같이 회수할 수 없는 보상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한국에 핵무기가 없다는 미국측의 주장을 믿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 등을 거론할 경우 협상을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은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합의를 제대로 이행할지 믿지 못하기 때문에 부시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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