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에게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통일시계’를 전달하는 행사가 추진돼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시계업체 로만손은 북한 개성공단의 로만손협동화공장에서 생산한 ’통일시계’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하는 행사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만손 관계자는 “통일시계에는 통일에 대한 민족의 염원이 담겨 있으며 남북 정상이 같이 통일시계를 착용하면 이런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 3천평 규모로 건립된 로만손협동화공장은 아라모드시계 등 로만손에 납품하는 8개 중소시계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 지난 1월에 착공했으며 로만손에서 위탁관리하고 있다.

통일시계는 오는 11일 준공되는 이 공장에서 처음 생산되는 제품으로 남북화해와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겨있다고 로만손은 밝혔다.

통일시계는 한민족의 기상을 표현하는 회오리 문양이 문자판에 각인된 ’누리’시리즈, 시계 앞면에 민족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는 비둘기 형상이 새겨진 ’벼리’시리즈, 문자판에 한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는 치우천황의 모습이 그려진 ’소소리’시리즈 등 3개 모델이 있다.

순우리말인 ’누리’, ’벼리’, ’소소리’는 각각 ’세상’, ’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 ’높이 우뚝 솟은 모양’을 의미한다.

통일시계는 각 모델별로 0번부터 9천999번까지 고유번호가 붙어있으며 모두 3만개가 한정생산된다.

7월7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예약판매된 이 시계는 11일 공장 준공식 뒤 남한으로 공수돼 롯데백화점 등에서 시판될 예정이다.

로만손이 남북 정상에게 전달하려는 시계 역시 고유번호가 붙은 ’누리’, ’벼리’, ’소소리’ 등 3개의 모델로 이뤄진 통일시계 1세트.

한편 로만손은 준공식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5일 방북했으며 이 자리에서 북측과 통일시계 전달 계획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제대로 얘기를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만손은 남북 정상에게 직접 통일시계를 전달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통일부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시계를 전달할 계획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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