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북핵 6자 회담이 기대했던 실질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회담 시작 13일만인 7일 휴회에 들어간 것은 북-미간의 이견이 심해 북핵 해결이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이라고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회담이 결렬되지 않고 휴회라는 타협점을 찾아 그나마 다행이며, 북핵 타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이 한반도에 대해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는 냉전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 퍄오젠이(朴建一)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핵폐기 범위등 본질적인 문제가 부딪혀 회담을 당분간 이어가기 힘들어 휴회를 택한 것같다”고 진단하고 당사국들이 본국에 돌아가 정책적인 협의를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퍄오 교수는 ”북한은 쓸 카드를 다 썼기때문에 미국의 변화가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이 휴회기간 미국과 일본의 입장 변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미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협상에 유연성을 보이도록 적극 노력하면 중국도 이를 따라갈 것이라고 퍄오 교수는 말했다.

퍄오 교수는 그러나 한국은 대미 외교의 중대 시기에 홍석현 대사가 국내문제로 도중하차, 협상력이 떨어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등 비중있는 인사가 휴회기간 방미해 대미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제의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산하 한반도연구센터 리둔추(李敦球) 주임은 지금은 북-미등 당사국의 마지노선과 실질적 문제가 모두 수면위로 드러났다고 말하고 6자가 한반도 냉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모였지만 해결의 주도권을 엄연히 미국이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주임은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발언은 북-미간 갈등의 골이 매우 깊음을 의미하고 있고, 그의 강경태도는 북한에 대한 위협의 신호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협상이 유익하면 계속 베이징에 체류할 것이고 이견 해소 가능성이 희박하면 미국은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주임은 북한은 1970년대부터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해왔으나 미국이 북한에 아무런 기회를 주지않았다고 지적하고 북한은 교착 상태 타개와 냉전적 상황 탈피를 위한 대미 협상용으로 핵 카드를 사용할수 밖에 없었다고 북한을 옹호하며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냉전적 사고 탈피를 촉구했다.

그는 회담이 휴회된 것은 실질적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며 협상이 단기간내에 타결될 수없기 때문에 완충기 필요해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칭화(淸華)대학 공공관리학원 추수룽(楚樹龍) 교수는 휴회는 아직 끝이 보이지않는 터널의 한 단계이며, 회담은 이로써 가장 중요 시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등 6자는 차이점을 완전히 확인했기 때문에 냉각기를 거쳐 타결점을 찾는 정상적인 단계를 밟고 있다는 것이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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