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북핵 6자회담 닷새째인 30일 남ㆍ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전날에 이어 수석대표 회의와 이를 전후로 북미양자협의를 포함해 다각적인 양자접촉을 갖고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지에 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또 이번 회담의 향후 회의진행 방향과 방식, 회기연장 여부 등에 대해서도 협의에 들어갔다.

수석대표회의는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작됐다.

미국의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댜오위타이로 떠나기에 앞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우리는 텍스트에 대해 많은 협의를 하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텍스트는 짧을 지라도 굉장히 중요하다. 텍스트 안에 들어있는 한 줄 한 줄이 당신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내용일 지 몰라도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6개국은 각국이 염두에 둔 공동문건을 내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회담의 성과물을 공동문건에 담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일부 국가들은 이미 의장국인 중국에 공동문건을 전달했다.

러시아의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은 29일 일시귀국에 앞서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체적인 공동문건 작성을 희망하는 국가들은 이를 준비해 의장국인 중국에 전달하도록 결정됐으며 러시아는 이미 공동문건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석대표 회의에서 각국은 서로의 안을 살펴보고 단일한 공동문건 초안을 만들 지, 아니면 가장 합리적인 안을 중심으로 공동문건을 만들어 나갈 지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대표단의 차석대표인 조태용(趙太庸) 북핵외교기획단장은 “이제부터는 결과물을 논의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가졌다”며 “수석대표 회의에서 회담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 어떤 결과물을 낼 것인가 논의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견이 큰 만큼 이날 수석대표회의에서 합의 도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6개국은 이번 주말에 각국이 낸 공동문건 안을 비교하면서 자체적인 문안조정을 한 뒤 이를 바탕으로 다음 주에 합의문안 조율에 들어갈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오전 숙소인 중국대반점에서 댜오위타이로 떠나기 앞서 합의문안 초안 작성과 관련, “합의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부터 하는 방법과 아니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두고 거리가 있는 것을 조화시킬 지에 대한 문제는 오늘 논의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일요일인 31일은 공휴일인 점을 감안해 양자접촉 등을 하지 않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미국은 농축우라늄(EU)과 한반도 비핵화 등 2∼3개 핵심쟁점에 대해 큰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평화적 핵활동 여부와 관련해 견해가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의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힐 차관보가 (회담에서) 북한은 민간 핵능력 보유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 정부의 200만㎾ 대북 송전제안과 관련, 핵동결에 들어가면송전을 해줄 수 없느냐고 묻는 한편, 6자회담 등지에서 ‘경수로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핵무기 폐기의 대가로 경수로를 건설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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