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자회담에서 나타난 미국의 대북 접근방식 변화로 미국 내 일부 대북 강경파들이 곤란해 하고 있으며 강경파의 영향력도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워싱턴타임스 인터넷판이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미 정부 여러 기관의 관리들은 조시 부시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대북정책 주류를 형성했던 강경파들이 이제 여러가지 요인으로 북.미 직접 접촉을 비롯, 이전보다 유연한 대북 접근 방식을 용인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 행정부 관리는 “대통령 정책에 대해서는 일부 불만있더라도 일치된 견해가 형성된다”며 “6자회담 (재개) 결정이 나오자 모두가 회담에 매달려야 했다”고 행정부내 분위기를 전했다.

부시행정부내 강경파들 입장에서는 특히 미국측 회담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6자회담 틀내에서 북.미 직접 접촉을 확대하도록 허용한데 대해 특히 곤란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들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여전히 메모를 주거받거나 회의에 참석하고는 있으나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데 있어 이전보다 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리들은 밝혔다.

강경파들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과 관련, 한 관리는 “힐 차관보에게 유리한 점은 국무장관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으며 국무장관 역시 대통령의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관리들은 강경파들이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재임시 득세하기가 더 쉬웠을 것이라며 이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에게 대항하려면 그를 신임하는 대통령에 대적하는 셈이라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출장을 수행하던 한 국방부 고위관리는 기자들에게 북한 핵문제가 곧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것이라고 말했다가 라이스 장관이 개입해 발언을 부인한 일도 있었다.

관리들은 국무부 내에서 대북정책과 관련해 가장 강경한 인사였던 존 볼턴 전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유엔대사에 임명돼 인준절차에 매달려있는 것도 강경파의 목소리가 줄어든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볼턴의 후임자인 로버트 조셉 차관이 그의 대북관을 이어받고 있으며 볼턴과 일하던 국무부 직원들이 그대로 조셉을 보좌하고 있으나 조셉 차관은 대체로 볼턴보다는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북한의 태도가 바뀐 것도 미국이 대북 접근방식을 바꾼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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