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7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체어맨(Chairman)’으로 호칭했다.

힐 차관보는 국방위원장이라는 직책을 염두에 두고 ’체어맨’이라는 호칭을 쓴 것이다. 이는 북한 역시 김 위원장을 영문으로 지칭할 때 쓰는 공식 명칭이다.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 핵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상황에 따라 김 위원장을 달리 불렀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올해 4월2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북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를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을 ’폭군(tyrant)’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외에도 김 위원장을 ’위험한 사람’, ’국민을 굶기는 사람’ 등으로 표현하며 원색적인 공세를 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5월31일에는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을 ’선생(Mr.)’으로 칭했다.

그는 이날 “김정일 선생(미스터 김정일)이 이웃세계에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며 ’정중하게’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북한도 6월3일 외무성 대변인의 입을 빌려 “미국 대통령 부시가 우리 최고수뇌부(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선생’이라고 존칭했다, 우리는 이에 유의한다”고 말해 회담 재개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6자회담에서 미국 대표가 김 위원장을 ’체어맨’이라고 깍듯하게 칭한 데 대해 북한이 어떻게 화답할지 주목된다.

한편 북한은 김 위원장을 ’Chairman’ 외에도 노동당 총비서를 뜻하는 ’General secretary’, 인민군 최고사령관을 뜻하는 ’Supreme commander’ 등으로 부르며 통상 지도자(Leader)로 호칭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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