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6일 입국한 북한 남여축구대표팀이 도착과 더불어 비밀 훈련을 단행했다.

특히 경찰 300여명이 철통 같은 경계를 서는 동안 지나가던 사람들이 삼삼 오오 모여들며 이들의 훈련에 관심을 표명, 눈길을 끌었다.

북한 대표팀은 이날 오후 6시께 서울월드컵 보조경기장에 도착, 약 80여분간 스트레칭 및 러닝으로 간단하게 몸을 풀었다.

20명의 남자선수들과 18명의 여자선수들이 참가한 이날 훈련에서 남자 선수들은 약간은 느슨하게 몸풀기를 한 반면 여자선수들은 약 1시간 가까이 러닝을 하는 등 강도높은 훈련을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2대1 패스를 비롯한 간단한 패스연습과 개인 훈련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비록 비밀 훈련이긴 했으나 서울월드컵보조경기장이 철망으로 쳐져 있어 밖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 듯 전술훈련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선수들은 애써 표정을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좋습니다”라는 간단한 말을 던지며 버스에 올라탔다.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김기성(31)씨는 “다른 외국인 선수가 온 것 같다. 실감이 안난다”면서 “북한 사람들을 이렇게 많이 보는 것은 처음이다. 신기한 느낌이다. 하지만 확실히 기분은 좋다”고 밝혔다.

정지훈(26)씨도 “가까이 가서 말을 건네고 싶지만 이렇게 경찰과 철망이 가로 막고 싶어 아쉽다. 북한 선수들도 우리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은 연습을 끝낸 후 오후 약 7시30분께 버스를 타고 숙소인 메이필드호텔로 떠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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