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부시 면담 등 ‘비장의 카드’ 여부에 관심 집중

제4차 6자회담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5일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는 북한 대표단의 ’적극행보’가 단연 주목을 끌고 있다.

우선 베이징 입성 부터가 과거와 달랐다. 북한 대표단은 통상 화요일이나 토요일에 있는 평양-베이징 노선을 이용하던 전례를 깨고 선양(瀋陽)에서 항공기를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지난 22일 회담 대표단 가운데 가장 먼저 베이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숙소인 주중 북한대사관에 머물며 ’은밀행보’를 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과 달리 적극적으로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

24일에는 남측 대표단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또 중국과도 긴밀한 협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에는 이번 4차 회담을 통해 ’뭔가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이는 22일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미국이 조선과 공존하려는 방향에서 정책을 전환한다면 조선의 최고영도자는 대담하게 결단할 것”이라고 천명한 것과 맥이 닿아있다.

’최고영도자’의 결단이 좌우되는 회담인 만큼 최대한 움직이면서 자신들의 방향으로 유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사전탐색은 물론 적극적인 홍보전을 펴면서 ’북한의 메시지’를 대외에 알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북 회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과거 북한과의 협상과정을 보면 ’중량감있는 카드’를 들고나왔을 경우 의외로 적극적으로 나온 적이 있다”면서 “4차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일련의 행보가 여느 때보다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풀어놓을 카드에 대해 현지에서는 많은 추측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제기했던 ’한반도 비핵화와 군축문제’, 그리고 체제안전보장, 에너지 지원 문제에 대한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난 ’비장의 카드’가 제시될 지, 그리고 그 카드가 숙명의 상대인 미국의 마음을 움직일 지 여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비장의 카드에는 역시 ’최고영도자’가 관련된 것들이 거론된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했듯 조지 부시 대통령의 평양방문이나 김정일 위원장과 부시 대통령간 회동 등 6자회담의 틀을 뛰어넘는 ’대담한 제안’이 돌출할 가능성이 회담장 주변에서 나돌고 있다.

현지 외교소식통은 “현재까지 북한 대표단의 행보는 당연히 탐색의 수준에 해당된다”면서 “만일 북한의 카드가 제시된다면 이는 미국과의 양자 협상에서 전격 제시될 가능성이 높으며, 시기는 지루한 줄다리기를 거친 막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베이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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